「m커머스 인프라를 갖춰라.」
이동통신사의 「숨겨진」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m커머스다. 그러나 숨겨진 키워드가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시점은 머지 않았다. 사업자들은 지난해까지 수면 아래서 추진한 사업들을 올 상반기를 지나며 자회사 설립, 유선 기반의 인증, 결제 등 전자상거래(EC) 인프라 사업자들과의 제휴 등으로 가시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단행한 SK텔레콤 조직개편의 핵심 또한 m커머스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정비에 다름 아니다. SK텔레콤이 신규 전략 사업인 「인에이블러(enabler)」에 대해 「모바일 비즈니스의 강점을 활용해 금융중심의 인에이블러 사업에 진출한다」고 설명했듯 「금융」으로 포장해 새로운 가치 창출을 설명하는 SK텔레콤의 전략은 바로 m커머스를 가능케 하는 인증, 지불·결제 영역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m커머스의 핵심 기반인 인증·결제·전자화폐(칩카드) 등 3대 축은 늦어도 올 상반기에는 모양새가 갖춰져 IS95C서비스가 선보이는 하반기에는 시험 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m커머스가 기업 업무에 적용되는 서비스도 추진되고 있어 이동컴퓨팅 환경에 기반한 다양한 업무용 서비스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결제수단=휴대단말기를 기존 신용카드단말기처럼 곧바로 지불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가전화 한 솔루션이다. 예컨대 휴대단말기에 RF모뎀이나 블루투스칩을 내장, 일반 상점 등에서 신용카드 대신 결제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SK텔레콤은 SK텔레텍과 RF칩을 내장한 지불결제단말기를 개발·출시한 상태며, LG텔레콤과 한국통신프리텔은 광통신모듈 전문업체인 하렉스인포텍과 제휴, 단말기 개발을 진행중이다.
블루투스의 경우 SK텔레콤이 특히 역점을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인텔·필립스 등 블루투스칩 제조사들이 오는 하반기 양산체제에 돌입하는 것을 기점으로 단말기 시제품을 선보이기로 하고, 현재 전담팀을 꾸려 개발중이다. 또 최근에는 한국정보통신(KICC) 등 기존 신용카드조회기 공급업체도 블루투스 단말기 개발에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블루투스칩이 양산체제를 갖춰 본격 상용화하기 전까지는 이를 응용한 단말기가 출시되기 어렵다고 보고 RF용 단말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해외에서도 PDA 제조업체인 팜파일럿과 비자인터내셔널이 제휴를 맺고 무선지불수단용 PDA를 개발, 보급키로 한 바 있다. 대체결제수단용 단말기에는 카드번호와 신용정보 등을 내장, RF모뎀이나 블루투스칩을 통해 결제정보의 통신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결제(PG)=PG는 이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면에서 통신사업자들의 가장 손쉽게 파급력을 불러올 분야다. 통신사업자들은 PG사업을 할 경우 통화유발을 유도해 트래픽 증가에 따른 수익을 올리는 한편, 결제서비스에 따른 수수료 수입을 올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PG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이며, LG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도 막바지 테스트작업을 진행중이다. 대부분 하반기 중 PG 서비스를 전담할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전자화폐(칩카드)=사용자 인증기능을 기본 내장하는 칩 카드중 전자화폐는 가장 현실성 있는 m커머스의 주요한 지불수단이다. 이미 유선상의 인프라가 구축돼있을 뿐 아니라 무선환경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전자화폐도 등장했다. 사업자들이 구상하는 전자화폐 사업은 IC카드형과 네트워크형으로, IC카드는 기존 몬덱스나 비자캐시 등의 사업자와 전략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네트워크형 전자화폐는 사업자가 직접 메인 서버를 두고 단말기에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는 형식을 이용해 제공된다.
전자화폐로 대변되는 칩 카드에는 향후 신용·직불 기능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확대, 적용할 목적으로 고성능 칩 개발이 동시에 진행중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SK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등 3개사는 하반기 가입자인증모듈(SIM)로 삽입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개발키로 하고 칩운용체계(COS)로는 자바오픈플랫폼을 채택키로 했다.
이를 위한 해외 칩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비자는 IBM·필립스 등으로부터 16K EEPROM, 16비트 CPU의 칩을 종전보다 60% 이상 낮은 3달러대에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최근 각국 이동통신사업자들이 1억개의 칩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IBM·필립스 등 양사는 올 하반기면 64K EEPROM과 32비트 CPU를 선보여 본격적인 m커머스 환경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동시에 국내에도 보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젬플러스·슐렘버저 등 주요 칩카드 메이커들도 종전보다 가격대를 대폭 낮춰 보급에 나섬으로써 올해에는 칩 카드 대중화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는 2·4분기에는 비자·IBM·필립스 등이 32K EEPROM을 탑재한 콤비카드를 4.5달러에 선보여 국내 교통카드서비스와도 연계할 계획이다.
◇인증(CA)=CA는 사업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끼지만 적절한 해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SK텔레콤, 신세기통신은 독자적인 CA시스템을 구축, 사설인증 사업을 벌인다는 전략이며, 한국통신프리텔은 기존 공인인증기관과 제휴를 통해 인증 서비스를 해결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모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독자 서비스를 추진하는 SK텔레콤은 인증기관 난립 및 이에 따른 상호연동성 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있는 정통부나 통신사업자로부터 CA서비스를 받기를 꺼리는 은행권의 반발을 어떻게 헤치고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또 등록기관(RA)으로서 기존 공인 CA들을 이용하려 하는 한국통신프리텔도 시스템 개발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고 하지만 추진력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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