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나스닥과 동조화 깨질까

「코스닥, 나스닥과 차별화된 강세 이어갈까.」

미국 금리인하 이후 나스닥시장은 연 사흘간 하락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시장은 지속적 강세로 부각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나스닥시장과 코스닥시장은 동조화가 이어지며 전날 나스닥이 오르면 코스닥도 따라 오르고 나스닥이 하락하면 코스닥도 어김없이 약세를 보였지만, 올들어서는 어느 정도 차별화된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만 차별화된 강세를 나타내는 주요 이유로 지난해 코스닥시장이 워낙 폭락해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또 지난해말 국내 기업들의 재무리스크가 부각되며 주가가 약세였지만 올들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신용경색에 대해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내놔 연초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는 점을 들고 있다.

먼저 나스닥시장은 지난 연말지수가 연초대비 39% 하락에 머물렀지만 코스닥시장은 80%에 가까운 하락을 보여 과매도된 것이 아니냐는 인식이 최근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구조조정의 지연을 야기한다는 부정적인 관점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자금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고 있어 미국시장에서 나타나지 않은 투자환경 개선이 단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최근 미국시장에서는 금리인하란 호재와 주요 기업의 실적둔화라는 악재가 혼재돼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여전히 저가 메리트가 시장의 관심을 더 받고 있어 코스닥과 나스닥의 일시적인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미 나스닥과의 동조화가 깨지며 독자적인 강세를 지속적으로 나타내기는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나타난 국내 증시의 상승분위기가 좀 더 이어질 수는 있지만 연초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주도세력이 외국인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월 들어 외국인들은 나스닥의 약세에도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조2153억원, 49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최대의 매수주체로 등장했지만 이런 현상은 나스닥시장의 부활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교보증권은 외국인 매수가 강해지고 있는 시점과 엔화가 급격히 약세로 진행되고 있는 시기가 일치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나스닥 급락에 구애받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외국인 투자자금의 주체가 이른바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엔캐리트레이드란 엔화약세를 틈타 엔화 영향권에 있는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엔화약세에 따른 환이익과 주식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자금을 말한다.

대우증권 김영호 애널리스트는 『올들어 대만과 국내증시가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두 나라 주식시장이 모두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코스닥이 나스닥과 차별화된 강세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며 코스닥시장이 한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서는 나스닥시장의 안정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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