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차입보다 내부자금 활용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할 때 남의 돈을 빌려 하기보다는 회사 내부자금을 활용하는 쪽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비투자의 목적도 생산능력 확충 일변도에서 합리화나 연구개발 등으로 다양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8일 80년도 이후 우리 기업들의 설비투자 행태변화를 분석한 결과 설비투자자금의 내부조달 비중은 지난 97년에 24.0%, 98년에 33.6%에 머물렀으나 99년에는 62.7%, 2000년에는 69.7%로 급속히 확대됐다고 밝혔다.

외부자금 중에서도 금융기관 차입금 등을 포함하는 간접금융비중은 97년 이후 급속히 낮아져 97년에 52.5%, 98년에 30.4%, 99년 16.4%, 2000년에는 21.3% 등을 기록했다.

또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98년에 27.3%까지 높아졌다가 99년에 8.8%, 2000년에 6.9%로 뚝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외부자금 조달비중이 낮아진 것은 99년 이후 경기호전 등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진데다 기업들도 차입경영을 자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설비투자의 목적도 점차 변해 합리화를 위한 투자비중은 96년과 97년에 14.6%와 14.2%에 머물렀으나 98년에는 19.0%, 99년에는 21.2%, 2000년 20.6% 등으로 한 단계 높아졌다.

또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도 97년 이전에는 7%에 못미쳤으나 98년에 10.1%, 99년에 9.8% 등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경제의 급격한 침체와 함께 유휴설비과다 등이 문제되면서 단순히 생산능력을 늘리기보다는 효율성 증대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설비투자의 수입의존도는 96년 35% 수준에서 98년 외환위기 충격으로 25%로 낮아졌으나 이후 다시 높아져 2000년에는 30%를 넘고 있어 투자자본재의 수입대체는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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