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폐PC의 처리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폐PC는 유해물질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재활용되지 못하고 주로 매립장에서 소각돼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PC를 구성하는 전자부품에는 발암물질·카드뮴·납·바륨 등 15종의 맹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 부품들은 소각할 경우 납과 페놀 등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해를 끼친다. 또 매립할 경우는 카드뮴·알루미늄·구리 등의 중금속과 페놀 성분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위험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3년 동안 버려진 연평균 80만대의 PC 중 그나마 20여만대만이 폐기가 확인됐을 뿐 60여만대는 방치되거나 아무렇게나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폐PC 문제가 앞으로 2∼3년 내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외국의 경우 폐PC 처리·재활용과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다.
미국의 PC 제조업체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이미 컴퓨터 종신재활용에 대한 경제적 책임을 질 용의가 있다고 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전자업체들이 폐전자제품 처리의무화 법을 제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의 경우 NEC 등 일본 내 PC업체 24개사는 폐PC를 원료 및 부품으로 재생하는 재활용 비율을 오는 2005년까지 60%로 통일키로 했다.
특히 선진국들의 이런 움직임은 권역 내 환경문제 해결 차원을 넘어 새로운 보호무역 수단으로 내세울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국내 PC메이커들은 그동안 별 대책없이 컴퓨터를 만들어내기에 여념이 없었던게 아닌가 싶다. 이전처럼 무조건 많이 팔고 보자는 식의 시각이나 전략은 환경문제나 기업경쟁력 그 어느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경제가 어렵다거나 돈이 많이 든다고 해서 폐PC의 환경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국내 기업들도 늦은 감이 있지만 폐PC의 환경 파괴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마련하고 정립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PC 제조 단계에서부터 제품에 대한 환경평가를 실시하고 친환경적이고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 PC 제조업체들간에 부품 균일화를 통해 호환성을 갖도록 하는 것도 PC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적극 추진할 만하다.
양기영 전북 군산시 나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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