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업계 2001년 새해 청사진>1회-한글과 컴퓨터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우리 앞에 펼쳐진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우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경기침체에다 강력한 구조조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 컴퓨터업체들은 이러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전략을 강도 높게 추진함으로써 당면한 경제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정보화에 대한 의지가 매우 높은데다 현재 추진중인 컴퓨터 업계의 해외시장 개척 노력이 결실을 이룬다면 올해도 지난해에 못지 않은 성장세를 구가할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2001년 새해를 맞아 주요 컴퓨터 업체들의 경영전략을 시리즈로 엮어본다. 편집자

지난해 메디슨의 지분매각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는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는 세계적인 기술보유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장기비전하에 올해 경영전략을 새로 짜느라 신년 벽두부터 분주하다.

아직 올해 사업계획을 최종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설 연휴 전까지는 외부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아 사업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컴이 올 한해 추진할 경영전략은 크게 △세계적인 기술보유 기업으로의 재탄생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e마켓플레이스 구축사업 추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투명 경영 △자체 확보하고 있는 기술력과 인프라의 국내외 시장접목 △해외 전환사채 문제 해결이라는 큰 틀 아래 마련될 예정이다.

우선 세계적인 기술보유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작년에 미국에서 영입한 CTO를 주축으로 자체 연구소를 국제적인 수준의 연구소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아래아한글을 단순한 워드 프로세서 기술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대두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인 플랫폼 기술로 확대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컴은 올해에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기술관리에도 크게 신경을 쓸 계획이다.

전하진 사장은 이와 관련, 『우리 기술자 한사람 한사람을 보면 미국 기술자보다 훨씬 우수한데도 생산성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선진 기술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새로 개발되는 기술의 모듈화와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확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컴은 또한 지난해 무산됐던 e마켓플레이스 구축 사업을 올해는 강도높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계열사 및 가족사의 관련사업을 연계하고 인터넷 사업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글로벌 잉글리시와 같은 유료 콘텐츠 사업에도 보다 활발하게 진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컴은 문서처리관련 솔루션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PDF솔루션이나 「신프라 올젠」 등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좋은 점을 감안해 올해는 정부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 정부의 e비즈니스화에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컴은 또한 작년 3월 발행한 5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와 대주주 지분 문제도 올해는 말끔히 해결할 계획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컴은 현재 3000만달러 규모의 외자유치협상을 진행중인데 외자유치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해외 CB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자유치가 성공할 경우에는 최대 주주와의 유기적인 제휴를 통해 국제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주요 파트너를 영입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측 이사가 이사회에도 적극 참여하는 형태로 국제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한컴은 국제화를 위해 국내 어느 기업보다도 투명한 관리체계와 재무 체계의 확립을 지향하고 있다. 이미 98년 이전에 있었던 과다 연구개발비와 부실매출채권 문제를 지난해 완전히 정리했기 때문에 재무제표상의 왜곡 현상을 상당부분 해결, 투명 경영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판단이다.

한컴은 올 한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전환, 해외 자본의 유치 등으로 격동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기업이라고 일컬어지는 한컴의 변신이 새롭게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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