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순위를 매긴다면?』
그냥 듣기엔 국내 증권사 전문 애널리스트들에게 「돌 맞을」 얘기다. 그러나 좀 적극적으로 사고하면 결코 국내 애널리스트들을 곤란하게 하기 위한 게 아니다.
『사실 애널리스트 시절 온갖 설명회를 쫓아다니며 시장과 증시에 대해 강의했지만 돌아서고 나면 허전했습니다.』 86년 고려경제연구소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에서 근무하다 FN가이드의 조타수가 된 김군호 사장(41)의 뒤늦은 고백이다. 이 고백에는 유명세를 탈 만큼 타고 잘 나가는 애널리스트였지만 애널리스트가 「제대로」 활동하기 위한 한계가 너무 극명했다는 체험이 포함돼 있다.
국내 기업의 몇 년간 주가변동이나 기업재무 관련 자료가 필요할 때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외국 시장조사기관에서 얻어다 쓰는 실정이기 때문에 결코 개인들만을 탓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유료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 FN가이드는 흔히 알려진 증권정보 사이트가 아니다. 정보의 유통과정으로 얘기하자면 금융권의 투자분석가, 기업재무담당자 등 금융시장을 1차로 분석하는 도매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보된 유료 회원은 300여개. 『아직까지 유료 서비스에 대한 저항감이 커 당초 목표에는 못 미치지만 충분한 잠재시장이 있다』고 김 사장은 말한다. 특히 김 사장은 수익도 중요하지만 국내에 공신력 있는 시장조사기관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 사장은 FN가이드를 시장조사기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탄탄한 DB를 갖추는 것을 일차 목표로 세우고 있다. 또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IT인프라도 중요하다. 이 DB가 신뢰성 있는 정보 제공의 「원천 소스」라면 여기에 전문가 집단의 책임성이 갖춰져야 한다. FN가이드가 오는 3월부터 제공하는 「개인 애널리스트 및 증권사 투자분석 DB」는 시장조사기관 성장의 중요한 요건이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어제 어떤 말을 했는지 오늘 어떤 근거에 의해 말을 바꾸는지를 그대로 남기고 분석의 근거와 평균을 확인하는 것은 조사기관의 신뢰성을 높이는 첩경이 될 것』이라는 김 사장은 『FN가이드를 명실상부한 조사기관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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