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세계 반도체산업 올해 고전한다

【본사 특약 = iBiztoday.com】 반도체산업은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주가폭락에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험난한 장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는 연말 대목기간 PC 판매부진과 이동통신기기 제조사들의 재고 누증, 세계 경제 둔화가 겹치면서 암울하기만 했다. 우량주의 대부분이 연중 최고치에서 60% 이상 떨어졌다.

PC 매출부진으로 우량 반도체 제조 회사들인 인텔(Intel.com)과 경쟁사인 AMD(amd.com)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재고량은 늘어났으며 엄청난 손해가 예상돼 이를 덤핑 판매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다른 칩 제조회사들은 재고 해소를 거의 끝마쳐 한결 나아진 경영여건에서 올해를 시작하고 수요도 전반적으로 상당히 양호해 보인다는 평가다.

SG코웬의 드루 펙 분석가는 『물론 이 모든 것이 경기침체를 배제한 전망』이라며 『만약 경제가 침체되면 칩 제조회사에 대한 어떤 전망도 틀려지겠지만 침체가 심각한 상태까지 진행되지 않는다면 수요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인텔과 AMD를 제외한 다른 칩 제조사들의 경영 입지는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몇개월은 칩 제조사들에 있어 험난한 시기였다. 알테라와 사이프레스세미컨덕터, 인텔, 라티스세미컨덕터, LSI로직, 내셔널세미컨덕터, 자이링스 등이 지난해 4·4분기 순익감소를 경고했었다.

세계 최대 D램 칩 제조회사인 삼성전자는 자사의 2001년 투자가 지난해 수준인 7조원(59억달러)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임스 정 삼성전자 대변인은 그러나 『올해 투자계획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삼성전자가 업계 변화에 보다 보수적으로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메모리칩 제조회사들의 지출이 올해에는 둔화될 것으로 최근 전망한 바 있다.

반면 유럽의 반도체 주가는 유럽 반도체 회사들이 PC용 칩을 많이 생산하지 않는 관계로 대부분 PC시장 둔화를 가볍게 극복한 편이었다. 프랑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네덜란드의 필립스전자는 주로 전화기와 네트워크 같은 통신기기, 자동차 및 산업용 카드와 스마트카드, 가전제품에서 사용되는 칩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양방향 텔레비전 같은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소비지출 덕분에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노키아(Nokia.com)와 지멘스(Siemens.com), 알카텔(Alcatel.com) 같은 일부 이동통신기기 제조회사들도 사업부진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은 채 강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유럽 업체들이 모든 것에 완전히 면역됐다는 뜻은 아니다. 재고조정에 들어간 미국 반도체 고객들이 많아질수록 유럽 회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상승한 24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이 같은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한다.

모건스탠리딘위터의 마크 에델스턴 분석가는 『반도체산업의 기초체력이 경제성장 둔화와 재고조정으로 크게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에델스턴 분석가는 『반도체산업이 지난해 8월 전년 동월 대비 52%의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후 둔화되기 시작해 9월에는 45%, 10월에는 39%로 떨어졌다』며 『올 2월 초가 돼야 정확히 알겠지만 지금으로선 반도체 성장률이 올 중반에 1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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