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델컴퓨터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5000만달러 규모의 워크스테이션(WS·월 1000대 규모)을 삼성전자에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은 델컴퓨터가 한국시장에 자리매김하기 위한 고육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델은 한국시장에서의 판로개척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쳐왔으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서비스 등 문제점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대형 공급처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었다. 따라서 바잉파워(buying power)를 이용해서라도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보 볼륨을 키우는 것이 다른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이끌어 내는데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으리라는 분석이다.
결국 한국델컴퓨터는 올해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경기의 영향에 따라 당초 약속한 물량 전부를 소화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올해 매출목표로 잡고 있는 1억5000만달러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협력관계는 협력관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인터그래프·HP 등 기존의 OEM 공급선을 단순히 바꾼 것에 다름아니지만 한국델은 안정적인 판로확보와 더불어 경우에 따라서는 노트북컴퓨터·PC·PC서버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델컴퓨터와 공동으로 노트북컴퓨터를 생산, 세계시장 공략을 검토한 바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협력관계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바잉파워」의 위력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결과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컴팩컴퓨터·HP·선 등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메모리·반도체·LCD모니터 등을 판매해왔으며 이는 역으로 해당 업체의 제품을 사줘야 하는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비즈니스」의 관행을 이행해야 하는 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델컴퓨터는 한해 25억달러 규모의 LCD모니터·메모리·반도체 등을 구입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이처럼 대형 고객인 델컴퓨터의 구매요청을 쉽게 뿌리칠 수 없었으리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델컴퓨터와 삼성전자의 협력관계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의 길을 열어 놓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아직 최종 결론을 미뤄온 PC관련 협력사업이나 노트북컴퓨터 공동생산·PC서버 OEM 공급사업 등은 물론 LCD모니터·메모리·반도체 등의 지속적인 구매협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의 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정립의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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