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워드대 김창종 교수

『누전은 자칫하면 대형 참사의 원인이 됩니다. 인천호프집 화재나 씨랜드 화재도 시작은 작은 누전이었습니다. 재난경보예측시스템은 이러한 화재의 불씨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전력선 이용 재난경보예측시스템을 개발한 미국 하워드대학 김창종 교수(43)는 귀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화재를 미리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상기된 얼굴로 소개했다. 김 교수가 개발한 재난경보예측시스템은 담뱃갑 정도 크기의 콘센트 형태로 전선에 이상이 있어 누전 가능성이 높아질 때 발생하는 고주파를 감지해 알려주는 것으로 누전 이후 동작하는 누전차단기에 비해 화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누전 가능성을 경보음이나 경보등으로 알려주는 것뿐 아니라 사용자가 지정해놓은 전화번호로 위험을 통보하는 기능이 있으며 플러그를 꽂아놓은 상태에서 소모되는 전력을 막는 에너지 절약 기능도 갖추고 있다.

『94년 귀국했을 때 동대문전화국 광통신 시스템이 누전으로 화재가 일어나 동대문 일대에 통신이 두절되는 사건을 봤습니다. 누전 방지 배선이 의무화된 미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때부터 전력선을 이용한 재난경보예측시스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김 교수는 마침 비슷한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던 새턴정보기술 김영수 사장을 만나 의기투합해 제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한국이라는 지리적 한계로 공동 개발이 쉽지는 않았지만 김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개발을 계속해 최근 6년 만에 결실을 거뒀다. 김 교수는 최근 벤처들이 보여주는 조변석개식 사업 방식에 일침을 놓는다.

『기존 연구 성과가 없는 분야라서 연구가 쉽지 않았지만 상품성과 공익성을 함께 갖춘 연구라는 믿음으로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최근 많은 벤처들이 조변석개 식으로 돈이 된다 싶은 아이템마다 기웃거리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기술력에 자신을 갖고 한 우물을 파는 우직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난경보예측시스템 개발을 일차적으로 매듭지은 김 교수는 이제 전력선을 이용한 초고속 통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재난경보예측시스템이 전력선 통신의 기초를 이용한 제품이기 때문에 이미 출발은 한 셈이다. 김 교수는 내년 하반기 제품화를 약속하며 다시 연구실이 있는 미국으로 향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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