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첫 날 증시는 정보기술(IT)주의 반등과 기대감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증시폭락을 주도했던 IT주들이 여전히 국내 증시를 이끌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자 모멘텀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증시였다.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대다수 IT주들이 상승하며 이날 각각 16.33(3.24%), 3.12(5.93%)포인트 오른 520.95와 55.70으로 마감됐다. 특히 IT업체의 지수변동을 알려주는 거래소시장의 KOSPI IT지수와 코스닥시장의 벤처지수는 각각 양대 시장의 지수상승폭보다 큰 3.64%, 9.16%나 상승, 2001년 투자자들의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IT주에 있음을 보여줬다.
증시전문가들은 IT주들이 1·4분기에 동종 및 이종업체간 인수합병(M&A)과 수익모델부재업체 퇴출 등 옥석가리기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2·4분기에 반등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IT주 폭락의 시발탄이 됐던 닷컴주 반등 여부와 우량주의 주가차별화가 최대의 관심사로 부각될 전망이다.
◇닷컴주 반등 가능하나 =개장 첫날인 2일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3인방이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을 비롯, 닷컴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닷컴주의 상승세를 본격적인 반등의 신호로 해석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하락세를 진정시켰다는 점에서 올해 닷컴주의 반등 전망을 밝게 했다.
닷컴업체들도 외형성장보다는 수익모델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4·4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며 『올해부터는 흑자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롬기술과 한글과컴퓨터도 예년보다 다소 축소된 10∼20%의 외형성장을 추구하는 반면 수익개선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에서 유일한 수익모델을 갖춘 닷컴기업으로 각광받았던 옥션도 올해 미국의 이베이로의 인수를 계기로 국내 시장지배력 확대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흑자경영 원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 허도행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경기전망이 어둡지만 국내 닷컴주들이 미국 나스닥시장의 종목보다 2배 이상 주가가 하락해 주가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국내 경기가 저점을 찍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6월 이후 예상대로 온라인광고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닷컴주들이 다시 한번 증시의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석가리기 급선무 =증시전문가들은 올 초 국내외 경기둔화 등 증시의 모멘텀을 찾기 힘든 와중에도 IT주의 추가하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닥시장이 이미 최고가 대비 80% 이상 주가가 하락한데다 1·4분기에 IT주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IT주는 한마디로 「질적성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폭락세를 거듭하며 증시를 장기침체 국면으로 내몰았던 IT주는 떨어진 주가를 만회하기 위해 수익모델 확보나 M&A를 통한 동종 및 이종간 합종연횡, 유동성 확보로 치열한 1·4분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실적호전주 및 우량 IT주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하며 IT장세를 이끌어 낼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업체간 합종연횡과 차별화가 지지부진할 경우 2·4분기 이후에도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세종증권 임정석 연구원은 『올해 IT주들이 상승한다해도 지난 99년 하반기와 같은 폭발적인 상승세는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IT주의 옥석가리기가 선행될 경우 종목간 차별화를 통한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장비주 으뜸 =올해 증시는 지난해 양대 붕괴로 지수움직임보다는 확고한 수익기반을 갖추고 있거나 독창적인 기술보유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유망 IT업체를 선별하는 것이 투자의 관건이다. 이중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해외수출, 기술경쟁력 등으로 실적개선이 두드러질 통신장비주들의 주가전망이 가장 밝은 것으로 전망된다.
또 IT업체의 합종연횡 과정에서 M&A 및 인수개발(A&D)과 올해 폭발적인 시장성장이 예상되는 무선인터넷, 블루터스,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등의 관련업체들이 테마를 형성하며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굿모닝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IT주에 대한 평가 잣대가 성장성 일변도에서 실적으로 바뀌면서 기술력과 시장력을 갖춘 우량 통신장비주들이 증시 전면에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IT주는 지난해 폭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증시의 모멘텀으로 작용하며 등락장세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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