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커런트]e비즈 시대의 인력관리

본격적인 e비즈니스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 환경은 급속히 변하고 있다. 모든 업무를 「e」라는 테두리 안에서 수행하기 위해 사내 네트워크가 구축되었고 사원들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노트북컴퓨터 같은 단말기가 지급되었다. 또한 회사의 e비즈니스가 보다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여러가지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e비즈니스 시대에 필요한 것은 이러한 「하드웨어」뿐 만은 아니다. 각종 하드웨어를 조작할 수 있는 인력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인 e비즈니스를 기획·관리할 수 있는 경영자에 이르는 e비즈니스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다.

포레스터리서치(http://www.forrester.com)와 공동으로 기획하는 「EC커런트」 열다섯번째 이야기는 e비즈니스 성공의 필수 요소인 전문 인력 관리에 대해서 알아본다. 편집자

몇년전부터 놀라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e비즈니스는 최근에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굴뚝산업체에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체들은 저마다 e비즈니스 성공 신화에 합류하기 위해 앞다투어 e비즈니스를 도입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사업인 e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e비즈니스는 다른 사업과는 달리 선행 모델이 드물기 때문에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e비즈니스 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란을 통해 이미 다뤘던 것처럼 많은 업체들이 e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고 사업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 당혹스러워 하고 있고(e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평가기준·12회) 이를 해소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업체에 도움을 청하기도 하지만 컨설팅업체 또한 e비즈니스라는 새로운 개념 앞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는(e컨설팅업체 옥석 고르기 어렵다·9회) 등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기업들의 e비즈니스 추진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전문 인력의 부재일 것이다. 최근 몇년 사이 e비즈니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e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은 부르는 게 몸값이 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물론 전문 인력의 몸값이 이처럼 상한가를 달린다는 것은 그만큼 인력 공급이 업체가 필요로 하는 수요를 따르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포레스터리서치가 미국 50개 주요 기업의 e비즈니스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41%가 e비즈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해 기획했던 e비즈니스를 연기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참조

조사과정에서 한 금융회사의 간부는 『닷컴업체와 e비즈니스 제휴를 체결했지만 이를 실행하고 감독할 수 있는 내부 인력이 부족해 두달 가까이 지난 뒤에야 제휴 사실을 공식 발표하고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며 전문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현재 업체들이 가장 필요로 하면서도 가장 구하기 어려워하는 인력은 e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획 인력과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엔지니어 인력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인력 부족 상황에서 업체들은 결국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시방편을 택하게 된다. 응답자의 60%는 전문 인력을 구하기 어려울 경우 회사내 비IT 부서의 인력을 e비즈니스 부서에 배치한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비전문 인력이 e비즈니스에 배치되면서 교육 예산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들의 e비즈니스 책임자들은 자사 직원들을 상대로 한 e비즈니스 교육 관련 예산을 현재 연평균 170만달러 정도에서 2002년에는 310만달러로 두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레스터는 IT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이처럼 사내 비전문 인력을 e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것은 당분간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물론 고액의 연봉과 스톡옵션(주식 매입 선택권) 같은 미끼로 몇명의 고급 인력을 유치할 수는 있겠지만 전체 인력 시장에서 고급 IT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모든 필요 인력을 이런 방식으로 확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부 인력을 어떻게 양성하고 활용하는가가 현재 e비즈니스 인력 관리의 핵심이라고 포레스터는 지적한다. 특히, 회사의 사업에 대한 이해가 잘 되어 있는 장기 근무자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e비즈니스에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더욱 크기 때문에 내부 인력의 활용 여부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업체들은 아직 e비즈니스 인력 양성과 관리를 과거의 잣대를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업무와의 연관성은 고려하지 않고 IT 기술자는 모든 기술직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식의 인력배치, 개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무시한 채 일단 고용하고 업무를 지시하면 된다는 「밀어붙이기」 등 업체들이 현재 e비즈니스 인력을 관리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포레스터는 업체들이 e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e비즈 인력을 관리하는 데 있어 다음과 같은 점들에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첫째, 각자의 적성과 특성에 적합한 업무를 부여해야 한다. 어느 사업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e비즈니스는 특히 구성원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또한 이 전문성은 인력이 얼마나 적재적소에 배치됐는가에 따라 그 발휘 정도가 달라진다.

엔지니어 출신에게 온라인에 대한 개념 이해가 앞선다는 이유로 마케팅 업무를 맡기거나 혹은 흥미 차원에서 IT 관련 공부를 하며 자격증을 딴 마케팅 담당자에게 마침 잘됐다는 식으로 기술지원 업무를 부여하는 것은 해당 직원은 물론 회사의 e비즈니스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직원들의 e비즈 업무 능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업계 어디에서도 e비즈니스 방면의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기란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자체적으로 e비즈 경험을 보유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차원의 교육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e비즈 전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회사 인력을 해당 업체에 파견, e비즈 업무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전문업체에서 e비즈 업무를 배운 인력은 회사가 새로운 e비즈니스를 추진할 때 아주 커다란 힘이 될 게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부서간의 공조체제 구축도 필수적이다. 사업부별로 e비즈니스를 추진할 때 필요한 인력을 서로간에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관련 인력을 공유함으로써 불필요한 인력 낭비를 막을 수 있고 인력 관리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는 또한 인력 관리 측면뿐 아니라 사내 업무의 중복을 피함으로써 자원 절약의 효과도 가져다 준다.

e비즈 시대의 4가지 인력 유형

포레스터는 e비즈니스 시대의 인력을 다음과 같은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을 권한다.

◇마케터형(market-facer)

내용과 형태는 달라도 모든 사업의 목적은 결국 고객 확보다. e비즈니스 추진 과정에서 고객을 유치·관리하는 업무는 시장에 대한 감각과 이해가 필요하다. e비즈니스 도입에 따른 시장의 변화를 간파할 수 있는 마케터형은 특히 온라인 고객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중계자형(connector)

e비즈니스는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성관계가 복잡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인터넷상의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이나 다양한 서비스 프로바이더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일에 적합한 중계자형은 원활한 e비즈니스를 위해 필수적이다. 이러한 유형의 인력은 중앙의 e비즈니스 관리 부서와 개별 사업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무리없이 이끌어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개혁자형(innovator)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진 개혁자형의 인력은 e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효율적인 업무 지원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역할에 적합하다. 또한 e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서 필수적인 신속한 사업추진에도 개혁자형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e비즈니스 사업 모델을 생각해내고 이를 신속히 추진하는 개혁자형은 최근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e비즈니스 시장에서 회사가 살아남는 데 없어서는 안될 인력이다.

◇실현자형(enabler)

실제 e비즈니스를 가능케 하는 기술적인 능력을 보유한 이 유형의 인력은 e비즈의 핵심이다. 이 유형은 네트워크 운영 및 보안을 책임지거나 최신 시스템을 개발하는 역할 등 e비즈니스 운영 및 지원의 모든 일을 맡는다. 업체의 경영진들은 이러한 인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기술 분야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교육 지원 강화에 힘써야 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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