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상파 TV방송은 과거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뀐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문화·산업적인 대혁명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컴퓨터와 이동통신으로 이어졌던 디지털 혁명이 TV로 확산되면서 디지털 시대의 전성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방송은 출연자의 땀구멍이 보일 정도의 고화질에 CD수준의 음향을 제공한다. 또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컴퓨터, 통신과의 통합을 이뤄냄으로써 「바보상자」라는 오명을 털어 버리고 지식의 총아로 거듭나게 된다.
시청자들은 방송사에서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봐야 했던 수동적 입장에서 방송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방송의 능동적 주체가 된다.
또 디지털 방송의 실시는 산업 측면에서도 디지털 TV 수상기와 세트톱박스,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 산업, 콘텐츠 산업 등 천문학적인 경제적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 방송은 방송사뿐 아니라 TV와 디스플레이, 부품을 생산하는 전자업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또 디지털방송장비 업체와 콘텐츠 업체들도 기대에 부풀어 있다.
디지털 방송은 지난 97년 2월 정부에서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 일정을 발표하면서 준비작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나 삼성·LG·대우 등 가전 업체들은 이보다 앞서 자체적으로 디지털TV 기술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방송 시대를 준비해 왔다.
이어 정부는 97년 3월 지상파 디지털TV 방송 방식 결정을 위한 지상파 디지털 방송 추진협의회를 결성했으며 이해 11월 디지털 방송 방식이 ATSC방식으로 결정됐다.
그리고 지난해 9월 3일을 전후해 방송 3사가 시험방송에 들어갔으며 올해 9월께는 본방송이 시작된다. 이와 함께 2002년에는 케이블TV와 데이터방송도 디지털화하고 2003년부터는 라디오방송까지 디지털화되는 등 모든 방송환경이 디지털로 바뀌게 된다.
디지털 방송이 시작될 경우 가장 큰 득을 보는 것은 방송사나 시청자가 아니라 가전, 부품업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의 경우 디지털 방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고 시청자들도 디지털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대당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을 호가하는 디지털TV를 구입해야 하지만 가전업체나 부품업체들은 제조원가에 이익을 붙여 디지털TV와 디스플레이, 세트톱박스 등을 팔아 짭짤한 수익을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디지털TV 시장은 99년 14만대에서 2000년에는 43만대, 2001년에는 451만대, 2002년에는 958만대 등으로 폭발적인 신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2002년에 접어들면 디지털TV는 전세계 가전 시장에서 주요 가전제품으로 등장, 39억달러 규모로 성장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디지털TV 시장은 디지털 본방송이 시작되는 2001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과도기적 단계로 디지털 대응 TV가 나오고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2002년 이후부터 일체형 디지털TV가 수요를 장악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디지털TV 시장은 2001년 42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002년에는 76만대, 2003년에는 128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디지털 방송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관련 산업이 황금기를 구가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문화관광부, 재정경제부, 방송위원회 등 정부 부처의 적극적인 정책결정과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방송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정통부, 문화부, 산자부 등에서 일부를 맡아왔으나 방송위가 새롭게 발족하면서 종합적인 조정과 추진일정 등을 방송위에서 맡게 됐다.
그러나 실무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방송사들이 1조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디지털 전환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방송사들은 이 문제를 수신료 인상과 광고료 인상, 도입장비 관세감면, 가전업체 광고 및 프로그램 제작 협찬 등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각 부처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어 쉽게 해결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 방송전송 표준을 둘러싸고 정부와 방송계의 의견이 서로 달라 디지털 방송 시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채택하고 있는 ATSC 방식으로 디지털 방송을 실시키로 결정했으나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 엔지니어와 대학교수 등은 ATSC 방식을 채택한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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