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주택은행 합병으로 양 은행에서 추진중인 전산 프로젝트들이 보류되면서 정보기술(IT)업체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IBM·LGEDS시스템·SAP코리아 등은 국민과 주택은행 합병으로 지금까지 추진되던 전산 프로젝트들이 전면보류 위기에 놓임에 따라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더욱이 아직 업체에 전면보류 결정이 통보되지 않았더라도 은행 현업인력들이 파업에 나서는 바람에 시스템 개발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을 개발중인 한국IBM은 주택은행과의 합병이 가시화되면서 시스템 개발을 보류한 상태다. 국민은행 VIP고객 280만명을 대상으로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전략아래 지난 9월부터 6개월 일정으로 시작한 CRM 프로젝트도 전면 보류위기에 놓여 있다. 데이터 추출은 지난주 마친 상태지만 현업인력의 도움을 받지 못해 시스템 개발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
브로드비전의 eCRM솔루션을 사용해서 사이버뱅킹과 관련, 원투원마케팅을 전개하려던 CRM 프로젝트도 무기한 연기됐다.
주택은행의 경우 LGEDS시스템과 한국IBM이 데이터웨어하우스(DW)기반의 CRM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돼 내년 상반기 개발완료를 목표로 작업을 추진해왔으나 이번 통합으로 프로젝트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밖에 국민은행에 수익관리시스템으로 전사적자원관리(ERP) 재무·회계모듈을 공급, 구축하고 있는 SAP코리아 역시 프로젝트가 보류된 상태다. SAP코리아는 주택은행이 자체 개발, 사용하고 있는 만큼 통합되더라도 확장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향방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자산이나 정보시스템규모상 비슷해 가장 껄끄러운 상대를 만난 셈』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정보시스템 규모나 성격이 비슷한 만큼 이후 통합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덧붙여 IT업계 파장을 예고했다.
실제로 두 은행은 계정계시스템은 차치하고라도 리스크관리시스템, 사이버뱅킹, e비즈니스 등 신규 전산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통합발표에 따라 프로젝트 자체가 전면 재검토될 것으로 보여 IT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 모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스템공급업체들은 두 은행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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