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관련 중복 법제화 추진..부처간 갈등

공정거래위원회가 방문판매 관련법을 변용해 기존 전자상거래(EC) 관련법과 중복되는 내용으로 EC관련 법안의 입법화를 추진, 관련업계 혼란은 물론 부처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관계당국 및 국회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기존 방문판매법 가운데 통신판매 관련부분을 떼내어 EC와 연계시켜 「전자거래 및 통신판매에 관한 법률(안)」로 의원 입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측은 총 8장 52조 부칙 5조로 구성된 이 법안을 통해 『기존 전자상거래법 상에서 규정되지 않은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규정하게 될 것』이라며 입법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공정위가 입법화를 추진하는 「전자거래 및 통신판매에 관한 법률(안)」은 EC와 관련된 △통신판매업자 신고 의무화 △7일간의 전자거래 및 통신판매 청약철회 기간규정 △공정위에 전자거래 소비자지원센터 설립 또는 지정권 부여 △전자거래평가·인증기관과 사업자단체 등록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 등 3개 부처는 『기존 전자거래기본법·전자자금이체법·전자화폐법·정보통신망법·소비자보호법 등에서 이미 △소비자보호 △전자거래 신뢰성 △전자거래 기준 및 지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책임 등을 모두 규정하고 있다』며 공정위에서 준비중인 중복·규제일변도의 법안 입법화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들 부처 관계자는 한결같이 『공정위가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조항을 마련해 새로운 EC법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기존 법률상 세부사항에 대한 규정에 불과한 게 사실이어서 「옥상옥」법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부처간 협의에 따른 정부입법을 마다하고 의원입법화를 추진하는 공정위의 저의는 더욱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 부처는 특히 공정위가 추진하는 법률안 내용에 대해 『공정위의 공제조합 설립 인가권 신설, EC소비자지원센터 신설 지정권 등은 기존 법률내에서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공정위의 신설법안은 정부의 규제완화 시책과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전자상거래 고객들의 소비자권익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법제화를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입법안 가운데 「청약철회권」 이외에 새로운 것이 없다』며 법률의 중복성을 지적했다. 산자부 관계자도 『공정위의 입법안 가운데 거래기록의 보존, 개인정보보호, 전자거래 기준 및 지침 등은 이미 전자거래기본법상에 명백히 규정되어 있는 것』이라며 입법화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까지 책임을 묻도록 한 공정위 입법안은 전자거래 활성화를 위해 거래상 책임소재를 민간자율에 맡긴 기존 정책과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이번 입법화가 지나친 규제일변도여서 공정위의 입지 살리기를 위한 법제화처럼 보인다』고 피력했다.

이들 부처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활성화 및 신뢰성 확보차원에서 이미 산자부가 우수쇼핑몰에 대한 「전자인증제」를, 정통부가 시스템 및 개인정보보호의 안정성에 대한 「i세이프」 마크제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의 이번 법안 입법화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거래위 소비자보호과측은 『전자상거래 고객이 기존 법이나 민법·상법상에서 청약철회나 사업자 표시광고 등의 권한을 보호받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법안의 입법화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최근 국회 정무위에서 의원입법 대표발의를 하기로 했던 김민석 의원측은 『3개 관계부처 관계자들이 공정위의 입법취지에 반한 의견을 보임에 따라 이 법안의 국회상정을 계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는 「전자거래 및 통신판매에 관한 법률(안)」의 국회상정 계류상황에도 불구, 소비자보호법의 관할권을 들어 지속적으로 이 법안의 입법화 추진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전자상거래법과 소비자보호법간의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나타난 정부부처간 갈등은 상당기간 봉합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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