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e코리아]가정이 변한다-영화가 현실로

영화는 미래를 가장 잘 반영하는 예술 장르의 하나로 평가된다. 따라서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미래 문화를 먼저 접할 수 있다. 또 영화속 상상들이 과연 현실로 탈바꿈하는지의 여부도 상당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불과 10여년 전에는 세트로 구현해야 했던 영화속 첨단장치들이 이제는 현실속에 등장하고 있는 것처럼 지금 우리는 미래 주택의 모습과 그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가정문화를 영화속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IT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수십년 뒤의 미래를 그린 영화속에 등장하는 문화가 현실로 바짝 다가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많은 일상을 디지털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상상을 현실로 끌어당기고 있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85년작 「백 투 더 퓨처 2」에 나타난 30년 후 가정의 모습은 비현실적인 요소로 치부되는 타임머신의 등장을 제외하고는 15년이 지난 현재시점에서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모습들을 그리고 있다.

「백 투 더 퓨처 2」에서 85년의 제니퍼는 타임머신을 타고 2015년의 자기집으로 가게 된다. 제니퍼의 지문을 인식한 현관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모든 전등은 자동으로 점멸된다. 창문의 블라인드에는 24시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리모컨을 이용해 얼마든지 다른 풍경으로 바꿀수 있다. 전자레인지와 비슷한 자동요리기에 냉동피자를 넣고 원하는 온도를 말하면 바로 먹을 수 있게 조리되며 퇴근한 마티가 물건이 엉망으로 놓인 것을 보고 짜증을 내자 신경안정제가 살포된다.

영상전화는 벽걸이TV와 안경형 디스플레이로 받을 수 있고 식탁 위 천장에 있는 냉장고는 말로 불러낼 수 있다. 마티가 회사 ID카드를 잘못 사용한 뒤 단 몇초만에 해고통지가 날아드는 모습도 빠른 네트워크 문화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이처럼 이미 15년 전에 30년 후를 상정한 이 영화속 미래 가정의 모습은 현재의 음성인식기술, 디지털정보가전기술, 원격진료기술, 착용형 디스플레이 기술력 등을 감안할 때 빠르면 4∼5년 후에는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그만큼 최근 수년 동안 빠른 과학기술의 진보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버트 론고 감독의 95년작 「코드명J」에서는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벽에 내장된 TV로 e메일을 확인하고 리모컨을 눌러 전화를 거는 모습으로 가까운 미래를 표현하고 있다. 또 뤽 베송 감독의 97년작인 「제5원소」에서는 브루스 윌리스가 침대에서 일어나자 자동으로 침대가 치워지고 날씨가 브리핑되는 장면으로 한단계 발전된 홈 오토메이션 기반을 묘사하고 있다.

영화속 미래 가정에서는 또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한 입체적인 학습 또는 전화 대화가 자주 등장한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에서는 로빈슨 가족이 우주여행을 떠나기 전, 로빈슨 부인이 학교에서 말썽을 피운 아들 때문에 집에서 교장선생님과 홀로그램을 이용해 상담하는 모습이 나오고, 「토탈 리콜」에서는 샤론 스톤이 홀로그램 강사를 불러 테니스 교습을 받는다.

「바이센테니얼 맨」은 여기서 더 나아가 마침내 가정부 로봇이 등장한다. 현재로서는 초기기술인 학습능력 칩을 내장한 로봇 「안드로이드인 앤드루는 식사준비와 청소, 심부름, 아이보기, 고장난 물건의 수리 등을 척척 해내고 딸의 결혼식을 머릿속에 녹화했다가 주인이 보고 싶을 때 허공에 영상을 띄워 보여주기까지 한다. 영화속에서 홈 네트워크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안드로이드인 앤드루는 수많은 경험들을 스스로 축적함으로써 고도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미래주택과 미래가정문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현실에 기반을 둔 미래문화를 보여주고 문화는 이같은 영화속 상상들을 실현하는 과정에서도 발전한다. 따라서 영화속 미래 가정은 미래형 주택 설계에 실제 반영되기도 하고 영화속 미래 가정에서 내일의 우리 가정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인터넷과 정보기술이 연출할 「e코리아」 시대가 열리면 아마도 우리 가정이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엄청나게 변해있을 것이 분명하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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