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e코리아]e마스터의 24시

인터넷방송국 캐스트서비스에서 이 회사 웹 자키 김남훈씨(28)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빨간색·보라색으로 울긋불긋하게 물들인 머리탓이기도 했지만 일본인 친구가 붙여줬다는 「인간어뢰」라는 별명처럼 굉장한 체구의 소유자이기 때문.

이런 그가 매일 아침을 맞는 곳은 어울리지 않게도 사무실 한 켠의 조그만 침낭. 집이 송탄이라는 이유로 아예 청담동 사무실지기가 된 게 벌써 1년 6개월째다.

대부분 8시에서 9시 사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인터넷방송 기획일에 몰두하는 그이지만 정작 그의 엄청난(?) 재기발랄함이 발휘되는 시간은 저녁 무렵.

바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일본어 강좌 「엽기 일본어」 녹화 시간이다. 오늘의 주제는 야쿠자 생매장방법. 엽기적인 상황을 토대로 해 따라올 사람 없는 입담으로 일본어를 가르치는 것이 그의 인기 비결. 지난 9월 출간한 「엽기 일본어」는 책을 사고 싶다는 요구가 빗발쳐 재판 발행에 들어갔으며 곧 2권도 나온다.

대학에서 금속공학도였던 그가 엉뚱하게도 일본어를 배우게 된 배경이 재미있다.

읽고 싶은 오토바이 잡지가 일본어 잡지였기 때문이라나. 오토바이광인 그로서는 참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길로 일본어 학원에 달려간 그는 하루 10시간씩 꼬박 11개월을 그야말로 일본어의 바다에 푹 빠져 지냈다고 한다.

이렇게 무서운 집중력으로 김씨는 1년도 채 안돼 말그대로 일본어를 마스터해 버렸다. 하지만 일본어 실력만으로 웹 자키가 된 건 아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는 그만의 「끼」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이디어 회의 시간에는 남다른 그의 유머와 상상력에 모두들 즐겁기만 하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회의가 끝나고 그가 향하는 곳은 헬스센터.

서글서글하고 모나지 않은 성격이 돋보이는 그이지만 한번 무언가에 빠지면 쉽게 헤어날 줄 모르는 마니아 기질이 오늘의 그를 탄생시켰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그만큼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요즘 그는 꾸준한 트레이닝 덕분에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엽기 다이어트 책 출간을 구상중이다.

모터 사이클이 선사하는 스피드에 반한 그는 하이텔·천리안 등 각종 통신상의 모터 사이클 동호회의 모태를 만들었다. 또 10여종의 PDA를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 마니아이기도 하다.

내년에 일본 지사에 파견되면 레슬링 도장에 다니겠다는 그의 새로운 도전은 끝이 없다.

『구속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어 좋다』는 것이 그가 웹 자키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이유지만 나중에는 활자매체에서의 활발한 활동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일본 잡지 2곳에 IT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고.

밤 10시. 공식적인 하루일과는 끝난 시간이지만 그는 다시 컴퓨터를 켠다. 최근 일본과의 콘텐츠 교류 등으로 유난히 바빠진 탓이다. 딴 생각할 틈없이 일에 몰두하다 보니 벌써 새벽 5시.

이렇게 일에 빠져 밤을 지샌 날 새벽에는 꼭 오토바이에 시동을 건다.

『평일에는 춘천까지 1시간이면 모든 스트레스를 말끔히 잊을 수 있다』는 그의 말 속에 힘든 일상 속에서도 여유를 챙길 수 있는 그만의 노하우가 감지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김남훈씨가 말하는 e마스터가 되기위한 10계명

1. 정보를 가까이 하라. 확실하고도 정확한 정보들을 언제나 몸 가까이에 두도록 하자. PDA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한가지 일에 몰두하자. 기간을 정해두고, 집중력을 가지고 승부하자.

3.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자. 한 가지 컬러만의 인생은 재미없다. 삶에 있어서 다양한 잔상을 가지도록 노력하자.

4. 체력이다. 몸이 안따라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운동은 못하더라도 담배만은 끊도록 하자.

5. 신속하게 처리하자. 메일박스에 받은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답장 안한 메일이 있는지 확인하자.

6. 어제 일은 잊어버리자. 붙잡아도 소용없는 것은 후딱 잊어버리자.

7. 근면하자. 새벽별을 보면서 일하자.

8. 점심은 도시락을 싸오자. 밖에 나가서 밥 먹는 시간이 아깝다.

9. 놀 땐 확실히 놀자. 안 놀고 사람이 어떻게 일하나. 놀 때는 목숨걸고 논다.

10. 결국은 사람이다. 어떤 일이든간에 사람이 중요하다. 대인관계를 확실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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