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리아의 구현, 사람이 좌우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터넷 기술과 인터넷 비즈니스가 만들어낼 「e코리아」를 실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지난 20세기가 기술, 자금 등이 경쟁력의 원천이었다면 이번 21세기는 「지식」과 「정보」가 최대 변수인 이른바 「지식정보산업시대」이기 때문이다.
정보를 양산, 전파하고 이를 재활용하는 사람의 경쟁력이야말로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 특히 「지구촌시대」를 앞당긴 인터넷의 발달과 보급확대로 지식과 정보, 그리고 이를 좌우하는 사람의 중요성은 크게 높아졌다. 「e코리아」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은 「e코리아」 구현의 뿌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 풍부한 자금력이 뒷받침된다 해도 이를 잘 조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재가 없이는 「e코리아」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범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데 국력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e비즈니스 인력양성 정책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2000년 현재 e비즈니스 분야의 인력수요는 116만5600여명인 데 반해 공급은 83만2000여명에 그치고 있다. 이 격차는 갈수록 커져 오는 2003년이면 공급부족인원이 54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절대적인 인재양성과 함께 국제적인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제적 감각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선진 인재교육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해외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이스라엘을 비롯해 중국·인도·일본 등도 모국에 대한 해외 기업인들의 기여가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실리콘밸리 등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한국계 벤처인들은 많다. 이미 텔레비디오의 황규빈, 유리시스템의 창업자 김종훈, 마이사이먼의 창업자 마이클 양과 윤여걸, 자일랜의 창업자 스티브 김 등 국위를 선양하는 벤처스타로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재일교포 3세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은 지난 95년 야후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400여개 인터넷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인터넷 산업에 영향력이 가장 큰 사람 중의 하나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손 사장이 움직일 때마다 전세계 인터넷 기업들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한다.
인재 양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이들을 적절하게 네트워크화해 전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특히 본격적인 지식·정보화 시대가 도래하고 신경제가 더욱 자리를 잡으면 네트워크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개개인의 능력은 다소 떨어져도 각 개인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체적인 힘을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한민족 정보기술(IT) 네트워크의 구축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전세계 IT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계 기업인, 앤지니어, 학자 등 모든 사람을 네트워크로 엮어 급변하는 정보를 공유하고 비즈니스 협력체제를 구축, 「e코리아」를 실현하자는 의미다.
오해석 미국 스텐퍼드대학 방문교수는 『21세기는 네트워크의 시대다. 혼자서 최고가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누가 얼마나 강력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좁게는 개인의 평가가치가 달라지며 넓게는 그 개인이 속한 기업, 연구소, 학교, 사회, 나라가 달라진다. 한국인은 특히 「모래알」에 비유될 정도로 네트워크에 취약하다. 그래서 이제는 더욱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첨단기술이 지배하는 21세기라지만 사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선진국의 경우를 봐도 여실히 증명된다.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들은 저마다 인재육성을 국가 백년대계로 간주하고 수십년에 걸친 장기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마련, 또 다른 의미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개발이나 마케팅 비용 못지않은 자금을 쏟아붓고 있으며 유능한 전문가를 잡는 데 사활을 건다. 변화에 민감한 IT 등 첨단업종의 경우는 더욱 치열해서 유능한 전문가의 영입에 엄청난 자금과 지분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투자가들은 투자기업 선정에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비해 사람, 즉 맨파워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 보통이다.
「기술」 「자금」 등 산업 인프라에 관한한 세계 최고라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우도 사람이 기업평가의 최고 잣대다. 심지어 어떤 최고경영책임자(CEO)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나스닥에 상장한 대형 IT기업의 주가가 등락을 거듭한다. CEO가 누구냐에 따라 기업의 색깔과 가치가 달라지는 시대가 됐다.
능력만 있다면 굳이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엄청난 부를 창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경영능력을 검정받아 연봉과 스톡옵션 등으로 한해에 수천만달러를 받는 유명 CEO들을 차치하고도 이번 21세기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최고관리책임자(CO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웹책임자(CWO)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부와 명예를 담보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강국, 「e코리아」를 향해 첫발을 내딛은 우리나라도 이제부터라도 장기 인재육성 프로젝트를 마련, 추진해야 한다』며 『어느 조직이든 「사람」 즉, 개개인이 중시되는 사람중심사회 구현 풍토 조성이 선행돼야 한
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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