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63) 벤처기업

벤처 캐피털<34>

『조금 전 당신의 상태는….』

모텔에서 나와 조금 떨어진 산비탈의 커피 숍에 들어가 차를 마시면서 여자가 말했다. 조금 전의 상태란 모텔 방에서 벌였던 성애장면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5년 전부터 내 남편 황 교수의 상태와 똑 같아요. 그렇게 되더니 동성애자가 되었어요.』

『그래도 나는 동성애자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여자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고, 캔디 오를 거부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돈을 주고 창녀를 사지도 않지만, 이번의 경우는 거액을 주고 창녀를 산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 엄습했던 것이다. 만약 그녀의 사업에 투자한 돈이 실패한다면, 나는 오십억원을 준 가장 비싼 창녀를 산 것이 되었다.

모텔에서의 그 일은 내가 그녀의 늪에서 빠져 나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일단 투자하기로 했던 일은 그대로 진행시켰다. 시간이 경과될수록 그녀의 사업은 신빙성을 잃어갔다. 얼마 후에 그녀를 추천한 김 장관에게서 고맙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왠지 그도 그녀의 늪에 빠진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갔다. 그러나 나는 남미와 미국에 지사를 세우는 일 때문에 자주 해외로 나가야 했고, 캔디 오의 일을 잊어버렸다. 그녀는 나를 만나려고 했고, 해외에 나가 있을 때는 그 곳으로 오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녀를 만나는 일을 회피했다. 여러 번 회피하자 더 이상 찾지 않았다.

창업 투자 회사를 세운 지 한 해가 지나가면서, 투자 업체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엇갈렸다. 그러나 90% 정도가 성공을 하고 있었다. 실패로 돌아간 10%의 기업은 코스닥에 등록이 못되거나, 파산하는 경우였다. 파산을 할 경우 계속 자금 지원을 해서 살리거나, 자회사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있지만, 그 파산의 원인이 기술력의 낙후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구제할 수가 없었다. 손실이 있어도 더 이상 투자가치가 없었던 것이다.

한 해가 지나가면서 본부장 권영호의 불가 원칙을 무시하고 투자했던 캔디 오의 사업이 곤두박질을 하였다. 연구를 계속 하고 있었지만, 제품은 나오지 않았고 막대한 연구비만 들어갔다. 2차 자금 지원을 요구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녀를 만난 지 꼭 1년 6개월이 되는 어느 날 한라DNA닷컴은 부도를 내었다. 부도가 나기 전에 12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해 왔지만 나는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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