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기 행정자치부 장관은 내년도 전자정부 구현사업과 관련, 대국민 중심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분야별·단계별 실천계획이 담긴 「전자정부 중장기계획」을 수정·보완해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전자정부 구현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내년에는 1조4000억원의 정보화예산 중 민원행정서비스 개선과 행정능률 향상 등 전자정부와 직접 관련되는 행정정보화 및 지역정보화에 3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인기 장관을 만나 전자정부 추진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현재 행정자치부가 전자정부 구현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데 전자정부의 개념은 무엇인지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의 국가경쟁력은 효율성·투명성·민주성을 갖춘 작고 효율적인 정부로부터 시작합니다. 전자정부의 개념도 정보기술(IT)을 응용해 작은 정부를 구현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전자정부란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해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정부와 국민 사이의 상호작용과 정부내 의사결정과정을 전자화해 컴퓨터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구현된 정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정부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도 사실 얼마 되지 않습니다. 정부가 앞장서 전자정부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며, 또 전자정부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나라는 80년대 말부터 행정전산망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정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정보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았던 정부부처부터 시범적으로 정보화를 추진한 후 민간 이용을 촉진시키겠다는 게 전자정부를 추진한 배경이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는 90년대 중반 이후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목표로 전자정부를 추진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정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본격 추진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전자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컴퓨터 하나로 모든 일이 해결되는 정부입니다. 정보기술을 정부혁신과 접목시켜 정부의 생산성을 높이고 고객지향적인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21세기 지식정보입국을 구현하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행자부를 주축으로 모든 정부부처가 전자정부 구현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향후 전자정부 추진일정은 어떻게 되는지요.
▲고객중심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분야별·단계별 실천계획이 담긴 「전자정부 중장기계획」을 수정·보완해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전자정부 구현방안을 강구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행정업무의 간소화와 전자화를 통해 문서업무 감축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2003년부터는 국민들이 관청에 가지 않고도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정부대표 전자민원실」을 구축·운영하고 국민위주의 정부서비스 체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이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전자정부구현을 위한 법률」 제정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전자정부사업의 효과가 미미하고 특히 일반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정보화효과 지수는 기대보다 낮다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맞는 지적입니다. 우선 지금까지의 정보화가 대민서비스 개선보다 행정 내부의 능률향상 위주로 수행됐고 정보화가 대민 접촉이 많은 일선 행정기관의 일하는 방법과 연계되지 않아 국민의 체감효과가 낮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보통신망과 전자문서 유통체계 등 전자정부 기반이 갖추어짐에 따라 이제는 정보화를 통해 일선기관의 업무방식을 혁신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효과가 이제 우리 가까이 와 있고 그 일부는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단계별로 추진중인 시군구 행정종합정보화사업의 결과로 주민들은 자동차등록원부·토지·임야대장 등 제증명을 관할이 아닌 시군구청 또는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전국 어디에서나 발급받을 수 있고 기관간 정보공동활용에 의해 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자 신청시 첨부하던 호적등본·주민등록등본이나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시 첨부하던 주민등록등본·농지원부등본 등 많은 첨부서류가 폐지됐습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한 전자정부 관련 행정정보화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우선 전자정부의 인프라 확충을 위해 일선 읍면동까지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연결했고 37만 사무직 공무원에게 전자우편주소를 부여했습니다. 50만 공무원에 대한 정보화 교육도 추진하고 있으며 행정기관 내부의 전자화사업인 「정부표준 전자문서시스템」을 보급, 지난 8월부터 중앙행정기관간 전자적 문서유통을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 중앙·과천·대전청사에 원격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 각종 부처간 실시간 회의의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 국민생활과 밀접한 일선 시군구의 공통업무를 종합정보화하는 시스템 구축을 1차 완료해 정상 운영하고 있으며 「생산적 복지정보 공동이용시스템」을 구축, 국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운영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무엇보다도 4000여종의 민원업무안내와 3000여종의 민원서식 제공 및 20여종의 민원접수를 인터넷으로 실시하는 한편 민원처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민원처리 인터넷 공개시스템」을 개발·보급, 대국민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주민등록·부동산·자동차·세금·기업 등 5대 데이터베이스(DB)의 범정부적 공동활용을 통한 「민원업무 혁신사업」을 추진한 것도 내세울 만합니다.
-앞서 언급하신 「전자정부구현을 위한 법률」이 정부안으로 확정됐는데, 법 제정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요.
▲그동안 정보화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졌으나 행정체계나 법령이 아직도 종이문서 위주로 되어 있어 민원신청과 대민서비스를 전자문서로 행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컨대 종이문서로만 민원 등을 제출하게 한 법률조문이 2000여개에 달하며 전자적으로 고지하거나 민원 수수료를 수납할 수 없도록 된 법규정이 허다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법적 장애를 극복하고 종이없는 행정과 안방전자민원서비스 제공 등 전자정부를 조기에 구현하기 위해 법 제정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국회에서도 이상희 의원 주도로 「전자정부구현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쟁점은 무엇이며 행정자치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또 행정자치부의 안이 순조롭게 법 제정으로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의원입법안과 정부안의 주요한 차이점은 전자정부의 적용범위와 추진체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안은 전자적 업무처리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고 국회·법원 등은 독자적 판단아래 이를 준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의원입법안은 하나의 전자정부추진단이 입법·사법·행정부를 총괄하고 개별법률의 전자적 처리규정에도 불구하고 전자정부법이 우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의 소관은 국가공무원법처럼 입법부와 사법부를 포괄한다고 하더라도 그 주관은 부처의 직무범위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사무처리 및 민원제도를 주관하는 행정자치부에서 추진하게 됩니다. 행정자치부에서는 정보통신부·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와 합의를 거친 정부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고 있으므로 의원입법안이 제출될 경우에는 국회와 협의를 통해 발전적인 법률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관의 정보화 점수는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지요. 실제로 전자결재 혹은 민원
을 전자적으로 처리하고 있는지요. 아울러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공무원의 마인드나 정보화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스스로 점수를 매기기는 어렵지만 내무부 차관 시절 주민·부동산 등 행정전산화사업에 관여했고 여수대학 총장시절 정보화관련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전자정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정보화 업무를 관심있게 그리고 우선적으로 챙기고 있습니다. 평소 직원들에게 전자결재·e메일 활용 등 컴퓨터를 이용한 업무수행을 기회있는 대로 강조해 왔고 나 자신도 전자결재를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관과의 대화방」을 통해 들어오는 민원업무는 관련과를 통해 날마다 보고된 후 바로 처리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공무원의 정보화 마인드나 정보화 수준은 민간부문의 인터넷 열기에 못지않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정보화로 인해 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정부도 이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50만명에 달하는 전체 공무원에 대한 정보화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매년 단계를 높여가며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내년도 전자정부 구현사업 및 정책방향에 대해 얘기해 주십시오. 특히 이와 관련된 예산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년도 정보화 추진방향은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정보화를 추진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계속해온 시군구 종합정보화사업 등을 마무리해 가면서 국가 5대 기본DB를 공동활용해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민원혁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수수료 납부나 첨부서류 제출의 기술적 문제가 없는 민원부터 전자적으로 접수·처리하도록 하고 전자적 업무처리의 조기 정착을 위해 문서업무 감축을 강력히 추진할 방침입니다. 행자부의 내년도 업무계획 또한 「전자정부 구현에 관한 법률」의 입법목적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행자부의 주요 혁신과제인 「일하는 방법」 개선과 정보화를 묶어서 추진하는 것입니다.
내년도 정부 전체의 정보화 예산은 1조4000억원이나 민원행정서비스 개선 및 행정능률 향상과 직접 관련되는 행정 및 지역정보화 등의 예산은 3200억원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행정정보화 예산은 757억원, 지역정보화 예산은 2397억원, 국가안전관리 예산은 112억원입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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