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시황>3000선에서 공방 거듭

지난주 미국증시는 반도체주 폭락과 닷컴기업의 잇따른 폐업 등으로 나스닥이 심리적 지지선인 3000선을 하향 돌파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게다가 이같은 하락장을 반전시킬 만한 어떤 재료도 발견되지 않아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를 어렵게 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수직 하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3000선이 붕괴됐다. 나스닥지수가 3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9년 11월 2일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지수가 이처럼 떨어진 것은 대선의 불확실성과 제2의 컴퓨터회사인 HP의 실적악화 발표 때문이다. 13일 폭락했던 나스닥은 17일 사상 열번째 상승폭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으나 3000선에서 공방을 거듭한 끝에 결국 3027.21로 한주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월가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대선의 안개가 걷히더라도 연말랠리는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수가 급등락을 거듭한다는 것 자체가 기술주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나스닥이 3000선에서 공방을 벌이는 것은 주가하락의 신호며 나스닥지수는 2500∼2600선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5일(현지시각)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수요둔화에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정책을 유지한 것으로 주식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와 닷컴에 대한 불안감도 이어졌다. 주초반 강세를 나타내던 반도체업종은 메릴린치가 16일 재고로 인해 통신관련 칩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로 반도체회사의 투자등급을 하향하며 필라델피아지수 편입종목 16개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인터넷기업들의 인수합병을 조사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웹머저닷컴은 16일 올들어 무너진 닷컴기업이 모두 130개라고 밝히고 이같은 추세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 인터넷업종은 물론 기술주 전반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켰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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