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대작 퍼레이드>온몸으로 하는 체감형 게임기 인기

『강간범, 소매치기, 치한은 모두 내게 맡겨라.』 체감형 격투게임인 「엑츄얼 파이트」를 차지하고 있는 건장한 체격의 한 게이머는 게임기를 부술 기세로 쉴새 없이 주먹과 발을 날린다. 한판 게임이 끝나고 나면 온몸에 땀이 흠뻑 배어 나올 정도로 숨이 가쁘지만 마음 한곳에 웬지 모를 뿌듯함이 남아 좋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단순한 DDR의 인기가 한풀 꺾인 올 겨울에는 온몸으로 하는 체감형 게임기들이 주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DDR」 「펌프잇업」 「EZ2댄서」 같은 DDR류의 댄스 게임기들이 한때 열풍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깔릴 만한 곳에는 다 깔렸으며 인기도 예전같지 않다. 아케이드 업계는 DDR 이후의 차세대 게임기를 찾아내는 데 골몰했으며 그 결과 온몸을 이용하는 체감형 게임기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들 아케이드 업체들은 실내 오락이 인기를 끄는 겨울철을 타깃으로 다양한 체감형 게임기를 대거 출시해 올겨울 컴퓨터 오락실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는 △「엑츄얼 파이트」 「BDD」를 비롯한 격투게임 △「AC퍼커스」 「난타」 등의 리듬비트 게임기 △ 「호스레이싱」 「벤허2000」 등의 레이싱 게임기와 같은 다양한 체감형 게임기가 출시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명 똥침 게임기인 「붕가붕가」와 코믹소포트 게임인 「컴온베이비」 등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 체감형 게임기는 기존 비디오 게임이 머리와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과 달리 온몸의 신경을 자극하며 쾌감을 줘 업소용 게임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손으로 드럼판을 때리고 동시에 발을 이용해 리듬감 있는 댄스를 구사할 수 있는 「AC퍼커스」는 음악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단순히 드럼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멋진 발 동작과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신세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컴온베이비」는 다양한 아기 캐릭터들이 나와 100m 기어가기 경주·말뚝박기·고릴라 사냥 등 다양한 스포츠 대결을 펼치는 코믹스포츠 게임. 3개의 버튼을 빠르게 때리기도 하고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 코뿔소를 던져야 하기 때문에 연인들이 함께 즐기는 게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승마를 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재현한 「호스레이싱」은 비싼 비용 때문에 승마를 접해 보지 못한 이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BDD」와 「엑추얼파이트」는 손과 발을 움직여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하는 격투체감 게임기로 실제로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줘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한다. 「똥침」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게임기로 만든 「붕가붕가」는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 불어닥친 「엽기」바람과 함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들 체감형 게임기는 대부분 신생업체가 개발해 출시했다는 점에서 올 겨울 이 제품이 인기를 모을 경우 아케이드 게임기 시장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들 게임기가 신세대적인 발상을 반영하는 등 아이디어는 뛰어나지만 시장을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소용 게임 시장의 보수적인 특성 때문에 좀처럼 신생 업체들이 국내 유통망을 확대하기가 어려울뿐만 아니라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포스트 DDR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게임기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할 뿐만 아니라 국내,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씨텍의 이정학 사장은 『신생게임 업체들이 아케이드게임 개발에 적극 참여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이 출시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시장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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