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출연연구소를 대상으로 추진키로 한 퇴직금 중간정산제가 퇴직급여 적립금의 부족으로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연구소경영에 부담만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무조정실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계연구원, 화학연구소 등 기초기술연구회, 공공기술연구회 및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을 조사한 「퇴직급여충당금 및 퇴직급여적립액」 자료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출연연 가운데 천문연구원, 연구개발정보센터, 항공우주연구소를 제외한 대부분 연구소가 퇴직금을 아예 적립하지 않고 있거나 10∼40%대의 적립률을 보이고 있어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연구원에게 분할지급과 함께 나머지 정산액에 대한 선이자를 지급하고 있어 이자부담만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봉제를 먼저 도입한 후 매년 퇴직금을 분할정산하고 있는 기관들은 퇴직금 미지급에 따른 이자부담은 물론, 이를 해소하기 위한 퇴직금 중간정산용 재원마련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출연연별로 보면 9월 말 현재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8억9000만원의 퇴직급여충당금이 필요하지만 적립액은 전혀 없으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퇴직급여충당 소요액의 7.8%에 불과한 61억원을 적립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표준과학연구원의 경우 퇴직금 중간정산을 위해 필요한 128억원 가운데 12억8000만원을 적립해 10%의 적립률을, 에너지기술연구소는 소요액이 135억원이지만 5억원만을 적립해 4%의 낮은 적립률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출연연구소의 퇴직금 적립률을 보면 자원연구소 4.5%, 해양연구소 7%, 건설기술연구원 23.2%, 산업기술정보원 5.7% 등이 10% 미만의 적립률을 보였으며 식품개발연구원(21.8%), 기계연구원(29.1%), 전기연구소(45.6%) 등이 그나마 높은 적립률을 보인 연구소로 꼽히고 있다.
반면 천문연구원과 연구개발정보센터, 항공우주연구소는 퇴직급여 적립률이 100%에 이르렀다.
출연연 관계자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연봉제를 도입하느라 부작용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선 재원부터 마련해주고 경영혁신을 추진해야지 그렇지 않은 경우 오히려 퇴직금에 대한 기관의 이자부담만 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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