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이영춘 일본지사장
일본 전자부품 산업은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말까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본 경제를 선도하는 핵심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일본은 전자부품 산업을 대체할 만한 분야로 정보통신과 바이오에 집중 투자하고 있지만 이들 분야가 선도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90년대 들어 이렇다 할 신제품을 내놓고 있지 못해 결국 양산기술만으로 발전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다소 자괴감이 섞인 얘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은 산업 전반에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AV기기 생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통신네트워크·시스템통합 등 광범위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소니·마쓰시타·도시바 등 일본의 전자업체들은 디지털환경에서 수익창출형 사업모델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일본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 주요 원인은 가전·조선·철강 등 개도국으로 넘겨야 할 산업을 유지해온 일본 기업들이 고도화된 경제구조에 맞는 경영자원을 고부가가치 신성장산업 부문으로 배분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일본이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계열형 협조체제가 잘 구축됐기 때문에 해외의 저렴한 부품이나 자재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글로벌 구매망 전략을 활용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고 한다.
일본의 산업이 21세기에도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how 중심의 사고에서 what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전자업체들은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종래 부품에서 완성품까지 직접 해야만 하는 종합형 경영을 선호했으나 최근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하면서 개방형 구조로 변하고 있다.
이같은 일본 현지의 변화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일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완제품은 물론 가격경쟁력이 있는 국산부품을 일본시장에 수출해야 한다.
특히 최근 일본시장에서 D램·PCB·SAW필터·PA모듈 등이 가격 및 품질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일본시장 진출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 및 부품에 대한 정보와 거래조건 등을 일본에 적극 제공해야 한다. 또한 부품소재의 만성적자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의 국산화 정책으로는 부품소재의 대일 의존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부품소재기업을 선별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하고 아울러 선별된 부품기업이 계열을 넘어서는 부품거래를 할 수 있도록 현재의 폐쇄적인 수직계열 구조를 개방된 수평거래 구조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대한국 직접투자가 부품소재 부문에 집중되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품소재에 대한 일본 기업의 투자확대는 외자유치 및 부품소재의 무역적자를 완화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일본 전자부품산업의 경험을 거울 삼아 세계에서 우리 부품산업의 위상을 어떻게 전개해 나아갈 것인지를 분명히 하고 지속적인 부품 기술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밀착영업을 해나간다면 일본시장도 넘을 수 없는 그렇게 높은 벽만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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