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IMT2000사업권 신청 파장

SK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의 사업계획서 제출로 IMT2000 사업권 경쟁은 3개의 비동기와 1개의 동기사업자 구도로 짜여 지게 됐다.

특히 하나로의 신청은 경쟁사, 주요주주(LG·SK·삼성·현대), 심지어 정부당국도 전혀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전격적인 것으로 「판」 자체가 완전히 뒤집어지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

◇비동기 3사의 영향 =우선은 비동기 3사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퇴로 없는 피말리는 싸움에 사운을 걸어야 한다.

비동기 3사는 설사 이번 선정과정에서 탈락하더라도 내년 3월 이전 동기식으로 표준을 바꿔 사업권을 따낼 수 있었다.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지만 IMT2000 사업권은 어떤 형태로는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망이었다.

하지만 하나로통신이 동기식 표준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번에 떨어지면 재수(再修)의 기회조차 원천 봉쇄된다. 물론 하나로가 동기 사업권을 획득한다는 전제다.

하나로가 이번에 불합격 처리된다 하더라도 내년 동기 사업자 허가시 재도전할 것이 분명, 다시 한번 경쟁을 치러야 하고 이 경우 출혈이 불가피해 이래 저래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물론 비동기 3사는 「하나로 변수」를 애써 무시하고 있다. 어차피 승부는 비동기 2장의 티켓 향방인 만큼 하나로가 동기를 하든 비동기를 하든 신경쓰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저마다 1위 합격을 확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뜻하지 않은 경쟁자를 하나 더 만난 셈이어서 속으론 저마다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국통신과 SK로서는 하나로의 최대주주가 LG라는 점에서 여차하면 『LG가 사실상 동기와 비동기 두개의 사업권을 신청했다』고 공격할 호재를 만났다.

한국통신은 아예 하나로의 사업권 신청자격을 문제삼을 태세다. 컨소시엄 구성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 정통부의 고민=엎친데 덮친 격이다. 장관까지 나서 동기를 권유했지만 사업자들이 이를 거부, 결국은 한국통신, SK텔레콤, LG글로콤 가운데 한곳을 떨어뜨려야 하는 부담을 진 판에 하나로 처리까지 고려해야 하니 산넘어 산이다.

정책 실무진은 『심사위원단이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고 정부는 이를 수용할 뿐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모법답안 수준이고 사실은 골치아픈 고난도 방정식을 떠안게 됐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하나로는 정부가 컨소시엄 해체를 희망했다는 점에서 더욱 아프다.

만약 하나로가 탈락된다면 심사기준에 의거, 과락(항목당 100점 환산시 60점) 혹은 총점 70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는 이야기인데 하나로는 벌써부터 모든 시뮬레이션 결과 과락도 없고 70점 이하도 불가능한 계획서를 작성했다고 배수진을 쳤다.

특히 하나로는 『기존 이동전화사업자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정부가 각종 유무형의 정책적 배려와 신규사업자 진입을 규제해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와해됐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나로는 또 『이번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워 유일하게 동기를 선택한 자신을 탈락시킬 경우 국민적 저항이 예상된다』는 초강경 표현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인수합병 구조조정 가능성=하나로가 사업권을 획득하고 기존 빅3 가운데 한곳이 탈락하면 인수합병이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 합격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빅3중 한곳은 이동통신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비운을 맞게 된다. 이를 피해가려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통째로 인수하는 방법과 2대 주주로 참여, IMT2000사업에 동참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한국통신을 제외한 LG와 SK는 하나로의 대주주다. 만약 이들 가운데 한곳이 탈락하면 하나로의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통신이 사업권에서 배제된다면 유선부문의 경쟁사인 하나로에 허리를 굽히는 상황도 가정해 볼 수 있다.

하나로가 떨어지더라도 경영권을 둘러싼 인수합병은 가시화될 것이다. 어차피 IMT2000의 종합통신서비스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유선 인프라(가입자망)를 갖고 있는 하나로의 경영권을 차지할 필요가 있다. LG 아니면 SK가 인수하는 안이 떠오르지만 의외의 복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36.4%의 LG에 이어 하나로의 2대 주주(지분율 23.7%)다. 더구나 삼성은 통신서비스 시장 진출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세계 최대 CDMA장비업체이면서도 이번 표준전쟁에서 사업자들의 위세에 밀려 설움을 받았다.

그래서 만약 하나로가 사업권을 따내면 삼성이 퀄컴과 손잡고 최대 주주로 등장, 사실상 이동통신 서비스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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