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나CEO-기관투자가, PwC 인수놓고 칼날대립

「고민하는 칼리 피오리나」

칼리 피오리나 휴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가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인수 문제를 놓고 대형(기관)투자가들과 파열음을 내고 있다.

세계적 경제전문 뉴스인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170억∼180억달러 규모의 PwC 인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 피오리나는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느 투자가들과 지난 7월 CEO에 취임한 이래 처음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포천 500대 기업 중 유일한 여성 CEO」 등 갖가지 화려한 「타이틀」을 자랑하는 그녀는 세계2위 컴퓨터업체인 HP의 CEO에 취임, 판매조직에 활기를 불어 넣고 계측기 회사인 애질런트를 성공적으로 분사시키는 등 그동안 갈채를 받아왔다.

하지만 투자가들은 PwC의 인수건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과 함께 잘못된 결정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HP의 주식을 7만5000주 가지고 있는 펀드매니저 제리 도드손은 『그녀가 지금까지 일을 잘해 왔지만 PwC 인수는 그녀에게 워털루 패전이 될 수 있다』며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HP의 시장가치는 지난달 11일 PwC의 인수를 공식 시인한 이후 28%나 떨어진 상태다.

또 투자가들은 컴팩컴퓨터의 예를 들며 피오리나의 행보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

즉 세계 최대 PC업체인 컴팩은 지난 98년 서비스 사업 보강을 위해 디지털이퀴프먼트를 인수했지만 지금까지 이질적인 인력과 조직의 통합 실패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컴팩의 서비스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제프 라인도 『HP가 PwC를 인수하게 되면 컴팩처럼 2년간은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투자가들과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가들은 피오리나에게 이왕 인수합병하려면 대형업체보다는 시스코처럼 소규모 기업이나 수익성이 좋은 소프트웨어업체가 적합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들은 그 근거로 『소프트웨어업체의 비용 공제 수익은 평균 40%이지만 컨설팅업체는 12∼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투자가들은 앞으로 세계경기와 PC경기의 하락이 예상, 시장전망이 불확실한 시점에서 피오리나가 가장 주안점을 둬야 하는 것은 매출보다는 수익성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언급했다.

한편 피오리나 CEO는 최근 열린 샌프란시스코의 한 콘퍼런스에서 『기업 성장의 가장 좋은 방법은 인수합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HP의 최근 3분기 매출은 이 기간 중 600명의 새 컨설턴트를 고용한 데 힘입어 지난해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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