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협의회, 재경부 방침에 정면 반박

지난 23일 재경부가 국정감사 재경위원회 요구자료에서 제3시장 매매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방침(본보 24일자 20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26일 제3시장협의회가 이에 반박하는 자료를 발표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제3시장협의회는 지난 23일에 있었던 재경위원회 제출자료를 검토한 결과, 재경부가 정규시장과 호가중개시스템과의 지원면에서 차이를 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관련업체들과의 탈퇴여부 결정과 향후 거취문제를 가능한한 조속히 매듭짓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3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5억원에도 못미침에도 불구하고 거래소(2조7000억원), 코스닥(1조1000억원) 등 기존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는 것은 시장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경부와 제3시장협의회가 견해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내용은 호가중개시스템과 가격제한폭, 경쟁매매제와 데이트레이딩 허용문제, 양도소득세에 관한 것이다.

△호가중개시스템

재경부는 코스닥 퇴출기업들의 주식거래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제3시장제도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협의회측은 지정기업 118개사 중 12개사가 코스닥 퇴출기업으로 10%에 불과한 마당에 나머지 90%의 기업을 들러리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가격제한폭에 대한 쟁점

재경부는 증권거래소와 같은 정규시장에서 경쟁매매방식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장외시장에서는 상대매매방식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나 협의회측은 정규시장이 아닌 곳에서 경쟁매매가 안되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견해다. 또 왜곡된 규정에 의해 주가가 왜곡되고 기업의 가치가 올바르게 책정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도 가격제한폭 폐지의 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경쟁매매제가 아닌 이유

정규시장이 아닌 호가중개시스템에 경쟁매매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새로운 정규시장으로 승격시키는 것으로 시장분할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 재경부의 기본입장이다.

이에 반해 협의회측은 경쟁매매를 도입하는 것이 제3시장을 정규시장으로 승격시킨다는 개념은 재경부의 일방적인 논리라며 특히 장외시장이 상대매매가 적용된다는 재경부의 논리는 시장을 잘 모르는 이야기로 시장에서는 오히려 경쟁매매에 가까운 형태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데이트레이딩 문제

가격제한폭이 없는 호가중개시스템의 경우 가격 급등락이 심하고 과도한 투기거래가 발생할 소지가 크며 증권거래소 수준의 결제이행 보장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데이트레이딩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재경부의 견해다.

그러나 제3시장협의회측은 현재 제3시장의 경우 거래위탁금이 100%가 안 될 경우 주문조차 불가능하며 신용거래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사이버 주식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데이트레이딩 금지가 투자위축의 한 요인이라는 입장이다.

△양도소득세 부과

재경부는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을 경우 정규시장과의 차별성이 없어지며 장기적으로 주식양도차익을 과세해 나간다는 정책방향과도 맞지 않고 정규시장 참여기업과의 차별성이 없어지는 등 정규시장 개설의 취지가 반감된다고 보고 있다.

협의회는 장외시장에 없는 공시의무와 증권예탁원 예탁규정, 감사인의 감사의견 등 거래소와 코스닥기업 요구사항에 근접하는 금감원의 지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상응한 혜택을 받아야 하며 거래소나 코스닥기업보다 작은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조세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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