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닷컴 난민, 안정 찾아 대기업으로 U턴 바람 분다

【본사 특약 = iBiztoday.com】 한때 일확천금을 거머쥐기 위해 대기업을 박차고 나왔던 닷커머들이 최근 다시 안정을 찾아 대기업으로 복귀하고 있다.

그동안 대박의 꿈에 부풀었던 닷커머들은 최근 신생 회사들이 직원을 대량 해고하고 주식공모를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 닷컴회사들이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판단해 속속 대기업을 노크하고 있다.

특히 신생 닷컴회사에서 실직한 이른바 닷컴난민들은 혹독한 경험탓인지 무엇보다 자신의 위험부담이 어느정도인지를 미리 판단하고 안정된 직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실리콘밸리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agilent.com)의 인력담당 웬디 밀러 선임이사는 신생 닷컴회사에서 밀려난 직원들이 이제 주변 동정도 살피지 않고 무조건 『받아줄 수 없겠느냐』며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나다니엘 프리맨 씨는 자신을 스스로 닷컴난민이라고 부른다. 인터넷 마케팅 회사인 올어드밴티지닷컴(alladvantage.com)에서 해고당하고 일확천금의 꿈에서 깨어난 그는 이제 닷커머들이 결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리라 굳게 믿고, 희망하고, 기원하던 바로 그런 철새 이동을 하려 한다. 그는 한 때 「평범함」의 상징이었던 IBM으로 곧 돌아간다.

마이클 주베이 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펜실베이니아 토박이인 주베이는 몇년간 부지런히 일해 떼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서부로 밀려든 인재들 틈에 끼여 지난해 5월 실리콘밸리로 이주했다.

그는 당시 통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산 카를로스 소재의 보이스 웍스(voiceworks.com)의 사업개발 이사로 일정액의 봉급과 함께 회사 지분도 받았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정석」대로 교통체증과 높은 임대료, 기나긴 신생회사의 업무시간을 견뎌냈다.

그래도 그에게 올해 6월까지는 보람찬 나날이었다. 그러나 보이스 웍스가 가까운 시일안에 주식 상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운틴 뷰의 아파트 임대료마저 300달러나 오른 2100달러로 치솟아 결국 회사를 등졌다.

주베이는 이제 미 동부 필라델피아 소재 정보기술회사의 선두주자로 연간 8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유니시스(Unisys.com)에 근무한다. 그는 『이곳에는 오랜 근로자들의 심리 상태가 상존한다』며 『안정성이 높고 위험부담은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기업으로 옮겨가기가 언제나 쉬운 것만은 아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신생회사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대형 업체로 옮긴 사람들은 한가지 분통터지는 일을 감수해야 한다. 바로 거창한 직위를 잃어버리는 일이다. 케이시 퀀 씨도 이런 딜레마를 누구보다 잘 안다. 온라인 보험 포털인 인스웹(insweb.com)의 전직 부사장이었던 그는 현재 인튜잇(intuit.com)의 그룹 매니저로 활동중이다. 그는 『내 맘속에는 그래도 부사장이었는데 그룹 매니저라니, 차라리 안가는 게 낫겠다는 내부 목소리가 있었으나 부하직원의 수도 같은 데다 인튜잇의 일이 훨씬 막중하다고 판단해 자리를 옮겼다』고 털어놓았다.

<제임스장기자 isroc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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