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슬로 페릴 지음/하시용·지용근 옮김/푸른솔 발행/9500원
「타이타닉」 「스타워즈」와 같은 영화가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으면서 전세계 박스 오피스의 기록을 경신했을까. 미국의 작은 선술집에서 활동했던 밴드인 「후티 앤드 블로피시」의 데뷔 앨범이 1300만장 이상이나 팔린 이유는 무엇일까. 컴퓨터 프로그래핑 언어인 자바, 휴대용 게임기 「다마고치」는 어떤 과정을 거쳐 히트 상품의 반열에 올랐을까.
미국의 경영 전략가인 윈슬로 페릴의 대답은 명쾌하다. 히트 상품은 소비자들의 상호 작용을 통해서 만들어지며 복잡하고 변수가 많지만 이 상호작용의 법칙을 알아 낸다면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것. 페릴이 98년 발간, 최근에 완역돼 우리에게 소개된 「히트 상품 어떻게 탄생하는가」는 세계적인 히트 상품에 대한 경영학적인 분석이 담겨져 있다.
페릴은 히트 상품에 대한 기존의 경영학적인 분석이 지나치게 단선적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상당수의 책들이 히트 상품의 패턴을 밝혀 냈으며 나름대로 비법도 공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장에 적용하면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히트 상품을 만드는 것은 장작불을 지피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처음에는 한 조각의 나무에 지펴진 불이 다른 조각으로 번지면서 히트 상품이 탄생하며 이 과정에서 사회 문화적인 외부 요인과 고객들의 상호작용이 복잡하게 반응한다. 페릴은 이를 다원성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다원적인 시장에서의 히트 상품은 인위적이고 물리력 없이 동일한 생각의 틀에 몰려 드는 사람들이 만들어 간다. 마치 단백질이 모여 전혀 다른 특성의 생물체를 형성하듯 이들이 선택하는 행동은 다원적인 도약 과정을 거쳐 전혀 예상치 못한 흐름을 만들어 간다. 히트 상품은 이러한 가능성을 찾아 냈을 때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능성은 어떻게 찾아 낼 수 있는가. 페릴은 이에 대한 정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대신에 이를 위해 경영자들이나 마케팅 담당자들이 어떻게 시장에 접근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수요의 파도를 타라, 전체보다는 세부를 보라, 시스템이 변화하는 시점을 간파하라, 지렛대 효과를 이용하라, 공동체를 결성하고 전도자들의 목록을 작성하라, 연속적이고 단기적인 전술을 개발하라, 행위의 전후관계를 이해하라 등 구체적인 행동 강령까지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또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를 비롯해 영화 「타이타닉」과 「폴 몬티」 「후티 앤드 블로피시」 「스파이스 걸스」의 음반, 다마고치 게임 등 우리에게 상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히트 상품의 반열에 올랐는지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 수석연구원은 추천서에서 「저자는 핵폭발 원리나 복잡계 이론, 게임이론, 양자 역학 등 다양한 학문과 결부시켜 히트 상품을 설명하고 있으며 실제로 시뮬레이션 패키지를 구성하여 그의 주장이 올바른지를 검증해 보았다」며 「히트 상품의 프로세스를 철저하게 분석해 단순히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세밀하게 검증하고 있고 이 책을 히트 상품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 권한다」고 밝혔다.
저자인 윈슬로 페릴은 NASA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는 로켓 과학자이면서 뛰어난 경영 전략가다. 현재 미국의 쿠퍼스앤드라이브랜드 컨설팅사에서 긴급 대책 부서를 이끌고 있으며 복잡성 이론과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해 경영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역자인 하시용씨는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 현재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지용근씨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연구 본부장을 역임, 현재 월간 「좋은생각」 본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이창희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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