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여성 삼인방 시대

최근 프로게임리그에서는 화려한 전술과 유닛컨트롤, 그리고 빼어난 미모로 수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세명의 「스타크래프트 여전사」가 있다.

승률 70%를 넘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세명의 여전사는 각기 다른 종족을 이용해 프로게임리그를 휩쓸고 있다.

약하고 여성스러워 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프로토스의 강력한 파워를 마음껏 구사하고 있는 「프로토스의 여전사」 이은경.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전투에 임해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유닛컨트롤과 발빠른 전술을 펼쳐 보이는 「저그의 여왕」 김인경.

여성게이머로는 보기 드물게 테란을 사용하며 다양한 전술을 선보이고 있는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의 「테란의 희망」 박유정.

이들 중에서도 프로게이머 1세대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은경(베리)은 각종 대회를 통해 얻은 풍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수위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전면전보다는 게릴라전을 통해 상대를 한껏 괴롭힌 다음, 후반에 상대가 정신을 못차릴 만큼 엄청난 공격을 퍼붓는 것이 이은경의 경기 스타일.

저그전에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이은경은 엄청난 수의 저글링이 몰려와도 당황하지 않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하이템플러의 사이오닉 스톰으로 간단히 해결해 버릴 정도.

하지만 전통의 강호 베리에게도 징크스는 있다. 베리는 전날 잠을 잘 못잔 날은 경기에 패하거나 어려운 경기를 치른다고 한다.

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 추계리그에서 11연승의 여성 최고 연승기록을 달성하며 신생팀 삼성전자 칸에 우승컵을 안긴 저그의 자존심 김인경(프린세스)은 최근 외국 잡지에 게재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저그의 빠른 유닛생산과 확장력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장기인 김 선수는 『저그는 다루기 쉽고 때에 따라 많은 전략과 전술을 유효적절하게 구사할 수 있어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김인경은 초반전부터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며 경기를 압도해 간다. 테란전에는 초반 빠른 럴커로, 프로토스전에는 저글링으로 승기를 잡은 후 울트라리스크와 가디언과 같은 고급유닛으로 밀어붙이는 등 그녀의 초반 기세를 당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김인경은 대 저그전에서 때때로 약점을 보이기도 하며 경기시작과 동시에 출동을 기다리고 있는 4마리의 드론이 2마리씩 잘 갈라지지 않는 날엔 경기를 잘 풀지 못하는 징크스를 갖고 있다.

이에 맞서는 KTB 퓨처스의 박윤정(바사라)은 프로필이 아직 2줄밖에 되지 않는 신출내기. 하지만 첫 출전한 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등 막강한 신인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박 선수는 최대의 다크호스다.

테란의 희망으로 불리는 박윤정의 가장 큰 강점은 철저한 사전분석능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박윤정은 대 플로토스전에는 메카닉 전략을 주로 사용하며, 대 테란전에는 레이스를 통해 상대를 정찰하는 전술을 사용한다. 하지만 행보가 빠른 저그전이 아무래도 가장 힘든 경기. 따라서 박 선수는 대 저그전에서는 입구를 봉쇄하고 소수의 유닛조합으로 상대를 방어하는 한편 소수정예의 게릴라 부대를 활용하는 전법을 주로 구사한다. 여기에 사이언스 베슬, 시즈탱크, 마린의 적절한 유닛조합을 통한 공격은 박윤정이 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주요인되고 있다.

박윤정 선수는 『세 종족이 저마다의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종족의 특성을 잘 파악해 대처한다면 테란도 멀지 않아 스타크래프트 정상에 등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인 선수다운 자신감을 표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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