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이 출범 7개월여만에 총체적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25일 제3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3시장은 투자열기가 위축된데다 지정기업들의 시장 이탈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시장 자체로서의 기능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시장을 유지할 만한 자금과 업체의 신규유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데다 해프닝성 이상매매가 빈발해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크게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시장 참여업체 감소와 투자자 이탈=제3시장 출범당시 관계당국은 올 연말까지 약 250여개의 업체가 제3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9월 이후 진출희망 업체가 급감하기 시작, 이달에는 신규지정업체가 2개사에 불과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130개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규지정신청서를 제출하고도 중도에 자진 철회하는 업체까지 생겨나고 있어 당초 기대했던 코스닥 등록을 준비중인 우량 업체들의 진입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에 대한 불안심리도 심각해 지난 23일에는 하루거래대금이 2억7000만원을 기
록하는 등 투자자 이탈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거래도 저가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 비정상적 거래 빈발=지난 18일 3시장 지정업체인 컴슨통신은 단 1주의 거래만으로 8164.46%나 올라 거래금액 순위 1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19일에는 무려 19만7500원이 빠져 2500원에 거래됐다. 법규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이같은 매매패턴은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감시기능이 약한 것도 투자자들의 일방적인 피해에 대한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으며 공시나 매매제도의 허점이 많아 제2의 넷티브이코리아와 같은 불성실 업체들의 출현가능성도 높다.
◇ 지정업체들의 자진포기 움직임=지정기업들의 자진 철회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내달중에는 대규모 시장 공백현상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재정경제부가 제3시장의 매매제도에 대해 현재로선 개선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3시장 지정업체들의 무더기 자진철회가 우려된다.
현재 3시장은 집단탈퇴후 장외거래를 추진하는 업체들과 가능한 한 빨리 3시장을 벗어나 코스닥으로 진출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 등으로 양분돼 있다.
이와관련, 이현주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3시장이 설립된 지 채 1년도 안된 시점에서 발생하는 이런 문제들은 시장의 틀을 잡아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양대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3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장기적으로 침체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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