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강국을꿈군다>14회-표준화

표준화는 리눅스 확산의 걸림돌로 흔히 지적되는 문제 중의 하나다.

현재 국내시장에 출시된 배포판은 10여종이 넘는다. 리눅스의 특성상 배포판들은 운용체계(OS)의 핵심인 커널 수준에서는 표준화가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설치방식, 디렉터리의 위치, 라이브러리의 위치 등 배포판간 일관성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레드햇 기반의 배포판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데 익숙해진 사용자라 하더라도 데비안 기반의 배포판을 사용하려면 그 활용법을 다시 학습해야만 한다.

이런 사소한 불편 이외에 배포판간 호환성 문제도 남아 있다. 예를 들어 A사의 배포판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이 B사의 배포판에서는 실행되지 않을 수 있으며 데이터 교환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양한 배포판이 존재하는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는 이점이 있지만 사용자들은 불편과 혼란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배포판을 통합하거나 최소한 표준 권장 사항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리눅스협의회 같은 기관의 경우 입출력시스템, 용어 등 사용환경 표준화작업을 준비중이다. 리눅스협의회의 공형선 팀장은 『특히 공공기관에 리눅스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표준화작업이 이루어져야 한

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표준화 논의가 「마이크로소프트적 발상」이라며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인위적인 표준화는 리눅스의 기본 정신인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배포판중 자신의 구미에 맞는 배포판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표준은 그러한 사용자들의 반응과 시장의 검증을 거쳐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표준화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특히 배포판간 호환성이나 데이터 교환문제가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배포판간의 호환성은 95% 이상이며 나머지 5%에 대해서는 약간의 수정을 가하기만 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호환이나 데이터 교환문제는 개발자나 개발업체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표준을 만든다 하더라도 국내에서만 적용될 표준을 과연 실질적인 표준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미지리서치의 조준 부사장은 『커널을 수정해서 사용해야 하는 임베디드리눅스 영역에서 표준화 논의는 그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커널 수준의 기본적인 표준화가 이미 확보된 배포판의 경우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커널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통해 표준이 정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임베디드리눅스 분야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의 수요가 큰 제품이 결국 표준이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밝혔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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