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퍼스널TV 개발현황

퍼스널TV 개발현황과 전망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http://www.strategyanalytics.com)는 얼마전 차세대 디지털 세트톱 박스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NDS, 페이스(Pace), STM,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비스카이비(BskyB), 필립스 등의 업체 관련자들을 초청, 신기술과 시장전망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퍼스널TV의 출현으로 방송환경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 다음은 당시에 토의된 내용의 요약이다. 편집자◆

◇퍼스널TV, 차세대 세트톱 박스 타고 개화

차세대 세트톱 박스의 출현과 함께 수백만 시청자들이 일종의 개인디지털 녹화장치인 퍼스널TV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세트톱 박스는 현재의 「개인용 비디오 녹화기」(PVR:Personal Video Recorder)가 제공하는 단순한 기능과 달리 양방향 디지털 프로그래밍과 개인화 기술을 결합, 방송형태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NDS사는 자사의 XTV 플랫폼에 보안기능 등을 추가했으며 세트톱 박스와 칩 개발자들은 XTV 서비스를 위한 하드웨어를 개발중에 있다. 이러한 작업이 순조롭게 끝나면 비스카이비는 2001년초께 퍼스널TV를 발표해 양방향 텔레비전분야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퍼스널TV와 세트톱 박스의 게이트웨이

NDS사의 XTV 시스템은 디지털 텔레비전 분야에서 곧 최고의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XTV 시스템은 티보(TiVo)와 리얼플레이TV(ReplayTV)사가 제공하고 있는 PVR의 개념을 확대, 이를 전체 디지털TV 플랫폼에 통합시켰다. 통합했다고 해서 단순히 세트톱 박스 안에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설치한 정도가 아니라 소프트

웨어를 통합한 것이라는 게 중요하다.

NDS사는 기존 보안관리 기술에 개인 텔레비전 기능을 세트톱 박스에 추가해 차세대TV 사업자에게 일체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비스카이비는 페이스사의 세트톱 박스를 이용해 자사의 UK 스카이디지털(UK SkyDigital) 방송 가입자에게 최초의 상용 XTV 시스템을 2001년 1·4분기에 제공할 예정이다. 페이스사는 그동안 주로 NEC와 공동으로 사업을 벌였지만, 앞으로는 STM·IBM 등과도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차세대 세트톱 박스가 상용화 되면 시청자들은 예정된 방송 프로그램을 선택하기만 하면 1회 또는 정기적으로 자동 녹화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티보나 리얼플레이TV 제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XTV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스케줄이나 방송시간이 달라지면 그에 따라 시스템이 자동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즉 시청자들은 선택했던 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이 변경되더라도 녹화가 안되는 일은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XTV 시스템은 생방송 중에도 되감기, 중지, 고속감기 등의 VCR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방송 중에도 원하는 장면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또 차세대 세트톱 박스는 2개의 튜너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 채널을 녹화하면서 다른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채널로 방송되는 2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녹화할 수도 있다.

향후 몇달후에는 새로운 기능이 더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데 「지능형 녹화 기능」(intelligent recording), 대상 광고, 메타데이터를 이용한 개인화된 프로그램 등이 그 예다.

이에 따라 방송국들은 곧 광고가 없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대신 시청료를 받거나, 시청자들에게 광고를 보는 대가로 유료(PPV:Pay Per View) 프로그램의 요금을 깎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가상 주문형 비디오(VOD)」 또한 실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PPV 프로그램을 하드디스크로 다운로드해서 나중에 시청하는 서비스다. 이와 같은 사업모델들은 불과 몇 달 후면 상용 서비스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세트톱 박스의 가격은 물론 몇몇 회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비싸지는 않겠지만 저렴하지도 않을 것이다. 세계 디지털 위성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STM같은 회사들은 퍼스널TV 기능을 구현하는데 소요되는 추가비용에 대해 만약 듀얼 튜너 칩세트와 하드드라이브가 완전히 통합된다면 하드디스크 비용이 50달러선까지 내려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세트톱 박스의 소매가가 399파운드(약 65만원)와 499파운드(약 82만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스카이 디지털도 이 정도 가격에서 서비스를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

페이스사는 세트톱 박스를 가정용 게이트웨이화 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무선 덱트(DECT:Digital Enhanced Cordless Telecommunications)기술을 이용해 세트톱 박스로부터 휴대형PC같은 인터넷기기로 인터넷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홍보하고 있다.

덱트기술에 의한 웹 서핑은 100Kbps의 속도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실제로 페이스사에 의해 증명됐다.

페이스사는 덱트기술의 확산을 위해 바코드 판독기능을 갖춘 무선 핸드헬드 LCD 태블릿인 「쇼핑 메이트」(shopping mate)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시장에 내놓을 계

획이다.

이 회사는 이와 동시에 덱트로는 불가능한 영상을 전달할 수 있는 무선 LAN기술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재 페이스사는 2.4㎓ 대역이 아닌 5㎓ 대역에 애착을 갖고 있다. 하지만 블루투스가 이 대역의 모든 LAN표준에 방해가 되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사의 한 엔지니어는 블루투스를 「놀이터의 불량배」 같다고 말한 적도 있다.

MHP(Multimedia Home Platform)는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MHP가 양방향 텔레비전 발전의 핵심요인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어떤 관계자는 MHP의 출현 시기와 MHP가 수평 시장의 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한다.

비스카이비가 향후 언젠가는 급성장하고 있는 MHP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런 방침은 MHP를 자사의 플랫폼에 통합할 의향을 갖고 있는 오픈TV의 방침과도 일맥 상통한다. 하지만 비스카이비와 오픈TV는 MHP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 비스카이비는 표준을 마련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시장에 내놓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 기존 시스템을 업그레드해 MHP가 호환될 수 있도록 하는 문제 또한 만만치 않다.

◇결론

퍼스널TV가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퍼스널TV는 시청자와 1대1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방송사와 콘텐츠 제공업체에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것은 TV업계에 있어 인터넷의 성장에 비견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할 수 있으며 결국은 방송의 본질 자체를 바꾸어 놓게 될 것이다.

또한 퍼스널TV는 단편적인 솔루션이 아니라 통합기술 플랫폼에 의해 지원받을 것이다. 통합기술 플랫폼으로 지원받게 되었을 때야 서비스 사업자들은 고객에게 완벽하고 문제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이제 더 이상 VOD와 고급형 양방향 서비스에만 안주할 수 없게 됐다. 위성 사업자들이 고객의 예상을 뛰어 넘는 가상 VOD 시스템을 갖고 다시 한번 더 도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방향 텔레비전 표준은 천천히 마련될 것이며 그 탄생 과정 또한 험난할 것이 틀림없다.

개발회사들의 경우 향후 수년간 다중 표준환경에 대비해 예산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가장 많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을 선택해야 한다. 미들웨어의 관점에서 볼 때 오픈TV·리버레이트·미디어하이웨이 같은 회사들이 이에 해당한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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