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전기산업, 히타치제작소 등 일본의 주요 가전업체들이 내년 4월 시행하는 「특정가정용기기재상품화법(가전리사이클법)」에 대비해 폐가전을 재자원화하기 쉽도록 「리사이클설계」를 도입하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가전리사이클법 시행 직후 각사가 리사이클 사업에서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새로운 설계 개념을 도입, 해체·재자원화에 드는 시간을 단축해 리사이클 비용을 삭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쓰비시전기는 에어컨에 리사이클이 쉬운 도료를 채택했다. 새 도료는 에어컨 수지와 소재가 비슷하기 때문에 도장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부수어 연료 등으로 재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세탁기의 모터를 제거하기 쉽도록 구조를 개량하고 나사못 수도 줄이는 등 해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설계 방식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마쓰시타전기는 지금까지 2, 3장이었던 PCB를 1장으로 집약해 제품에 내장하는 설계방식을 모든 가전 제품에 채택하기 시작했다.
도시바는 소각을 잘못할 경우 다이옥신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재자원화가 곤란한
염화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해 냉장고에 사용하는 염화비닐 피복선을 종래의 3분의 2로 줄이는 새로운 설계방식을 채택했다. 또 히타치는 청소기 외장재로 사용하는 염화비닐을 다른 수지로 교체했다.
수지 종류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샤프는 올해 안에 10개가 넘는 수지 종류를 폴리스티렌(PS), 폴리프로필렌(PP) 등 3종류로 통합할 계획이다. 또 마쓰시타는 소재마다 품종을 줄여 PS는 80종에서 20종으로, PP는 120종에서 9종으로 줄인다.
일본의 가전리사이클법은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4개 품목에 대해 50∼60%의 재상품화율 달성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단계적으로 재상품화율을 높이고 대상 품목도 늘려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가전 업체들의 리사이클설계 도입도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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