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가 대한생명의 주전산시스템인 IBM 기종을 자사의 시스템으로 전면 교체하는 「윈백」에 성공했다.
컴팩코리아는 대한생명 주전산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는 IBM 메인프레임을 자사의 개방형 유닉스서버로 교체하는 4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17일 밝혔다. 보험업계에서 이처럼 대형 프로젝트를 컴팩코리아가 수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컴팩코리아는 지난 98년 대한생명의 고객관계관리(CRM) 관련 컨설팅을 실시해온 데 이어 지난해에는 CRM 임플리멘테이션 작업을 통해 대한생명 정보화 프로젝트를 지원해왔으나 이번 수주를 계기로 대한생명에서 야심적으로 추진해온 「뉴 코리아라이프21(NK21)」 프로젝트의 주관사로 떠올랐다.
NK21 프로젝트는 보험사의 핵심업무인 신계약·보전·재보험·보험금 지급·상품개발·영업정보·경영지원 업무를 기존의 상품단위 시스템에서 고객중심의 시스템으로 재구축하는 대규모 정보화 프로젝트다.
이에 따라 컴팩코리아는 시스템통합(SI) 컨설팅, 서비스를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게 되며 유닉스서버 GS320 4대, NT서버 20대, 스토리지 8TB 가량의 시스템을 공급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30개월 동안 진행된다.
◆해설◆유닉스로 전면 전환에 대한 의미-개방형 시스템 도입 신호탄
이번에 대한생명이 주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하기로 한 것은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은행·보험·증권 등 국내 금융업계의 전산시스템 재구축의 방향타 구실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생명을 계기로 지금까지 보험 등 금융기관 중심의 전산시스템이 고객 중심의 전산시스템으로 재구축될 전망이다. 즉 내부 업무 효율화 도구로 인식돼온 금융권의 전산시스템이 앞으로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 비즈니스를 증대하는 경영 툴로 자리매김한다는 이다것.
여기에다 전산실 중심으로 설계된 전산시스템이 이를 사용하는 내부사용자와 인터넷 등 각종 정보통신 수단으로 접속하는 외부 사용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
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사례는 메인프레임 중심으로 구축, 운영돼온 국내 금융권의 전산시스템이 유닉스 서버를 중심으로 한 개방형 시스템으로 대체되는 결정적인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일부 소형 은행·증권·보험사를 중심으로 메인프레임으로 구축된 계정계시스템을 유닉스 서버로 교체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계정계·정보계 등 핵심 전산시스템을 모두 유닉스 서버로 교체한 것은 대한생명이 국내 대형 보험사로는 처음이다.
대한생명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e비즈니스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전산시스템을 새로 교체하기로 했다』며 『특히 유닉스 서버를 주력 전산시스템으로 채택한 것은 보험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의 신축성과 가격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케이스는 유닉스 서버가 메이프레임에 비해 신뢰성과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세간의 평가를 일시에 반전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며 나아가 비균등메모리접근(NUMA) 방식의 유닉스 서버가 금융권의 계정계를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첫사례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금융권들이 경제적이면서 신축성·확장성이 뛰어난 유닉스 서버를 주전산시스템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국내 진출 사상 최대규모인 400억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컴팩코리아에도 이번 사건은 유닉스 서버 사업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컴팩코리아는 그동안 유닉스서버보다는 윈도NT서버에 주력하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비씨카드 이후 최대 금융권 시스템통합(SI)사업을 수주함으로써 컴팩코리아는 한국IBM 일색의 금융권 전산시스템 시장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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