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콘텐츠 유료화에 발맞춰 콘텐츠제공업자(CP)들의 콘텐츠를 모아 PC통신사와 대형포털에 유료로 공급하는 콘텐츠 유통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기존의 콘텐츠 유통업체들은 꾸준히 성장세를 거듭하며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급증했으며, 신생 업체들도 속속 등장해 시장진입을 엿보고 있다.
콘텐츠 유통사업은 인터넷서비스 산업구조를 「개별 CP(제조업체, 납품업체) →콘텐츠 유통업체(중간상인)→콘텐츠서비스업체(대형 유통업체)→소비자」의 오프라인 유통구조로 전환시키고 있다. CP들에는 수익을 보장하며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콘텐츠서비스업체와 소비자에게는 각 분야 최고의 콘텐츠만을 모아 저렴하게 제공하며 각광받는 사업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5월 유료화를 시작한 노머니커뮤니케이션(대표 김병진)의 씨피랜드(http://www.cpland.com)는 200여개 CP들의 콘텐츠를 모아 PC통신사와 포털을 포함한 IP(Information Provider)업체에 제공하며 월 5000만∼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유료 콘텐츠 사이트 「한스테이(http://www.hanstay.com)」를 16일 오픈, 자체적으로 유료화 사업도 전개한다.
네오위즈(대표 나성균 http:/www.neowiz.com)는 모뎀기반의 원클릭 서비스를 통한 162억원의 상반기 매출 중 콘텐츠 유통으로 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총 콘텐츠 유통매출 12억원과 비교할 때 올 연말 전년 대비 10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속망 기반의 콘텐츠 유통인프라도 구축, 이달 중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에 SBSi(대표 박찬근·윤석민)와 현대종합상사(대표 정재관), 현대백화점(대표 이병규)은 총 자본금 7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디지털 콘텐츠 유통업체 에스앤하이(대표 이시권)를 출범시켰다. 에스앤하이는 SBSi의 콘텐츠 제작기술과 현대종합상사와 현대백화점의 유통망을 기반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콘텐츠 유통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유통사업의 등장은 「수요 =공급」의 경제원칙에 따라 저절로 「옥석 가리기」작용을 하며 콘텐츠 유료화로 가는 인터넷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콘텐츠 유통사업의 정착은 인터넷산업이 구조적으로 성숙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콘텐츠 유통구조가 정착되려면 콘텐츠 식별자인 DOI(Digital Object Identifier), 전자상거래 데이터 거래 국제표준인 INDECS(Interoperability of Data in E-Commerce Systems), 불법복제 방지기술인 워터마킹 등의 도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최근 CP독점으로 비난을 사고 있는 코리아닷컴의 경우도 콘텐츠 유통구조를 흐려 놓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됐다.
씨피랜드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 CP업자는 『지금까지 CP들은 종속관계 수준이었으나 전문유통업체가 생기면서 대형IP들과 수익구조를 같이하는 동반관계로 위치가 부상했다』고 말하며, 『콘텐츠 유통사업은 콘텐츠 유료화로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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