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 IMT2000 기술표준 기상예보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기술표준을 둘러싸고 정보통신부의 동기식 한랭전선과 비동기식을 열망하는 사업자들의 온난전선이 한반도 상공에서 맞닥뜨리고 있다. 그 영향으로 당연히 통신장비업체들의 머리 위로 비나 눈이 내려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통신·SK·LG 등 사업자 후보들의 「비동기 의지」가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인센티브를 당근으로 제시한 정부의 「동기식 굴레씌우기」 향방에 따라 장비제조업체의 희비쌍곡선이 엇갈릴 전망이다. 동기식 선호업체인 삼성전자가 오히려 폭우에 옷을 적실 수도 있고, 비동기식 선호를 공언한 LG전자가 비를 피해 승승장구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 흐림 =비동기 일색이었던 기술표준동향이 「1동2비」로 전환됨에 따라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업체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장비분야의 선두주자로서 국익논리를 앞세운 동기식 주장을 펼쳐왔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바라던 일」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어긋나 있다. 정부가 부여하겠다는 동기식 선택업체에 대한 인센티브의 실체가 불분명한데다 어느 사업자도 『우리가 하겠다』고 나서지 않고 있다. 한국통신·SK·LG 등 자사의 비동기 의지와 달리 동기식을 고집해 1동2비로의 상황변화에 빌미를 제공한 삼성전자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결국 동기식 굴레를 뒤집어 쓴 사업자가 삼성전자의 동기식 시스템 장비와 단말기를 채택하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LG전자, 조금 맑음 =3개 사업자가 비동기를 고집한 나머지 1개 후보가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하든, 1동2비로 쉽게 결정이 나든 여유로운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LG전자의 자체 분석이다. 다만 당초의 IMT2000 상용화 시점인 2002년 5월에 맞춰놓은 비동기식 장비 개발계획에 다소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이 염려될 뿐이다.

LG전자 관계자들은 『정부의 주도 아래 2개 비동기 사업자가 확정된 후 1개 동기식 사업자를 사후에 선정하게 됐을 때 3세대 동기식 장비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호기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사업자들이 삼성전자의 장비를 쓰지 않을 경우 LG전자의 동기식 솔루션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동기·비동기에 상관없이 일취월장하는 「기분좋은 꿈」을 꾸고 있다.

◇현대전자, 비 =「선 동기, 후 비동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비해 시장에서 지배적인 힘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

따라서 기술개발·시장개척 등 두 마리 토끼를 좇아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 유명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황새걸음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전자의 통신사업 퇴출」을 예상하는 성급한 목소리도 있다. 물론 현대전자 관계자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현대전자는 동기식 시스템의 3세대화 작업을 본격화해 2.5세대 이동전화규격인 IS95C 관련장비 공급을 시작했다. 비동기분야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삼성전자 등과 함께 공동개발에 나선 상태다. 이같은 시도들이 비를 피할 우산이 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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