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투데이>휴대형 컴퓨터칩 다윗·골리앗 전쟁

【본사 특약=iBiztoday.com】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다윗」인 트랜스메타(transmeta.com)의 돌팔매에 충격을 받은 「골리앗」 인텔(intel.com)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아직 칩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스크톱 PC용 칩 생산에 치중해 온 인텔이 오는 2002년 이후 컴퓨터 칩 시장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이동 컴퓨터용 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칩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인텔은 최근 세너제이에서 열린 마이크로프로세서 포럼에서 새로운 노트북 PC용 칩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내년에 나올 이 제품들은 1.1㎓ 클록 속도에 2W 미만의 전력을 사용하는 노트북 PC용 펜티엄Ⅲ 칩이다. 이 칩들은 내년에 등장할 1㎓급 데스크톱 PC용 펜티엄Ⅲ 칩보다 성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전력 소모도 10분의 1 수준이다.

인텔의 이 같은 개발 청사진은 고성능의 데스크톱 PC용 칩이 발표되고 한참 뒤에나 노트북 PC용 칩을 발표한 그 동안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전격적인 개발계획 발표로 컴퓨터 시장이 데스크톱에서 노트북 PC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인텔은 이날 발표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응용해 기존 모바일 펜티엄Ⅲ 칩 군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갈 계획이라며 오는 2002∼2003년부터 붐을 일으킬 얇고 가벼운 노트북 PC 시장을 겨냥해 전혀 새로운 개념의 노트북 PC용 칩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앞으로 3∼4파운드 정도의 얇고 가벼운 노트북 PC들이 이동컴퓨터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텔의 이 같은 변신은 샌타클래라에 있는 절전형 칩 전문 개발업체 트랜스메타와 경쟁의 산물이다. 트랜스메타는 한 때 철저한 기밀에 부친 채 연구개발 끝에 올해 초 노트북 컴퓨터와 인터넷 가전제품용 칩 「크루소(Crusoe)」를 발표했다.

크루소 칩은 고작 1∼2W의 전력을 사용하는 절전형 칩 군이다. 전력 소모가 적어 배터리 수명을 길게 해주는 이 칩은 이미 소니(sony.com)의 노트북 PC 신제품 「픽처북(PictureBook)」에 채택됐다. 다음 달 초에 나올 후지쯔(fujitsu.com)의 노트북 PC에도 채택되는 등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양사 모두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칩 업체다.

실리콘밸리의 한 분석가는 『트랜스메타의 등장은 잠자던 인텔을 깨어나게 하는 계기가 됐다』며 『인텔은 이제 이동 컴퓨터 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고급 기술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해석했다.

트랜스메타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디첼도 이번 마이크로프로세서 포럼에 참석했으나 인텔의 발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앞으로 1∼2개월 뒤로 예정된 자사의 기업 공개에 영향을 미칠 말을 될 수 있으면 자제하려는 인상이었다. 트랜스메타가 곧 퍼부을 「다윗」의 두번째 돌파매질이 「골리앗」 인텔에 어떤 충격을 줄지 사뭇 궁금해진다.

<스티브전기자 stevejun@ibiztoday.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