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메라 시장은 한마디로 국내 업체와 일본 업체들의 격전장이다.
국내 35㎜ 필름카메라 시장은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 후 국내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한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에 맞선 국내 유일의 카메라 제조업체 삼성테크윈의 외로운 싸움터라고 말할 수 있다.
79년 삼성항공산업(현 삼성테크윈)의 일본 미놀타카메라 부품 조립으로 시작된 국내 카메라 산업은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특수를 맞아 일대 개화기를 맞았다. LG·동원·아남·현대·대우 등 대기업 계열사들은 이 기회를 틈타 앞다퉈 일본 카메라 업체들과 손잡고 카메라 사업에 발을 디뎠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국내 수요 감소와 기술력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대기업들이 하나둘 사업을 철수했다. LG가 사업을 중단했고 동원이 생산라인을 철폐했으며 아남정밀은 부도로 내몰렸고 현대도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른 것이다.
더구나 97년말 갑자기 닥친 외환위기는 카메라 시장에 커다란 그늘을 드리웠다. 97년 1400억원 규모에 달했던 국내 필름카메라 시장이 98년 45%포인트나 감소한 800억원대로 뚝 떨어진 것이다. 증가세로 돌아선 99년과 올해도 97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으로 올해 시장규모는 1100억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7월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와 더불어 시장상황은 또다시 급변했다. 일본 카메라 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승에 따라 판매증가를 기대하는 국내 업체들이 일본 제품 수입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캐논과 올림퍼스, 니콘 등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내건 일본 제품들은 삼성테크윈의 독주를 견제한다는 명목하에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61만대 규모로 예상되는 올해 국내 필름카메라 시장에서 55%에 이르는 경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맞선 일본 브랜드의 대응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캐논은 지난 5월부터 대기업인 LG상사를 통해 국내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고 올림퍼스도 최근 6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들여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시장 직접공략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동안 주춤했던 동원정밀과 아남인스트루먼트도 각각 펜탁스와 니콘 제품 매출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저가시장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고가시장에서 코닥·소니·후지의 3파전이 이어지고 산요·올림퍼스·니콘 등 기타업체들이 5%대에서 박빙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지난해 도입기를 거쳐 올해는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상반기 6만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하반기에 경기하락세가 이어지면 상반기만큼 급격한 판매신장은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추석에 용산전자상가에 몰려드는 인파가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던 점을 감안할 때 소비심리 위축은 카메라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최대 15만대 판매를 넘기기 어려울 듯하다.
그러나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 전망은 아직 밝다. 각종 조사결과는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잠재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컴퓨터 관련 잡지들이 20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갖고 싶은 컴퓨터 주변기기 1위로 디지털카메라를 꼽았고 인터넷업체 주부닷컴의 조사에서도 주부들이 갖고 싶은 디지털 관련제품 중 디지털카메라가 4위에 선정돼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화소별로 볼 때 상반기에는 100만 화소 이하 제품이 50% 넘게 판매됐으나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100만 화소 미만이 40%, 100만 화소대가 10%, 200만 화소대가 35%, 300만 화소 이상이 15% 정도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근 들어 300만 화소 이상 고화소 제품 출시가 이어짐에 따라 200만 화소대의 가격이 저렴해져 150만에서 200만 화소 제품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수요층별로 보면 개인 사용자는 80만에서 150만 화소대 저가제품을 주로 구입하고 일반 기업체에서는 200만 화소 이상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를 볼 때 향후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반 필름카메라에 비해 기능이 월등히 우수한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많이 소개되는 것과 소비자들에게 디지털카메라가 어떤 제품인지 알려주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사진합성이나 이미지 저장과 전송 등이 편리하게 이뤄질 수 있는 인프라와 서비스 구축이 시급하며 특히 디지털사진의 인화비용이 필름카메라 인화비용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는 게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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