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주가하락 예정된 수순?

국내는 물론 전세계 정보기술(IT)주들이 폭락을 거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하락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IT관련 테마중 대다수가 아직 뚜렷한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주 주가상승을 정당화했던 논리는 인터넷·컴퓨터·통신 등의 발달로 생산성이 늘어나고 이를 통해 인플레가 없는 경제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신경제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수익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IT혁명도 단지 경제주기의 한 국면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끌었던 IT관련 테마들을 예로 살펴보면 IMT2000 테마는 기술표준에 대한 논란과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으로 초기의 장밋빛 일색이었던 전망에서 다소 후퇴한 감이 없지 않다. 새로운 영토확장으로까지 표현됐던 인터넷사업도 수익모델 부재라는 결정적인 약점에서 돌파구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실적이 뒷받침되는 반도체관련 테마도 경기정점 여부와 D램 가격의 하락세로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IT기반 장비업체들 역시 전방사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가수준의 적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과거 사례에서 철도나 자동차·전화 등 새로운 기술이 경제를 주도했다가 곧 폭락했던 경험도 IT주가 급등 이후 예정된 하락과정을 밟고 있다는 논리에 힘을 실어준다.

예일대학교의 로보트 실러 교수는 지난 120년간의 주가흐름을 분석하면서 신기술 등장이 해당기업과 관련기업들의 주가급등을 초래하지만 신기술이 일반화된 시점부터는 다시 폭락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기보급으로 관련기업의 주가가 1929년에 정점을 나타냈지만 전기 사용의 지속적인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후 관련기업들의 주가는 고점에서 80%까지 하락했던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LG증권 김중곤 애널리스트는 『IT기업이 일반기업보다 주가수익률(PER)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기술주는 차별화돼야 한다는 논리가 상당히 힘을 잃고 있다』며 『기술주 주가거품 논쟁에 어느 편이 옳다는 식의 판단을 하기보다는 최근 기술주의 하락에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고 풀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