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기업간 인수합병(M&A)이 또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대양이앤씨와 진두네트워크의 본질가치를 적용한 합병, 쓰리알과 재스컴의 공동경영체제 출범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로써 그동안 주식매수청구권 등으로 난관을 겪고 있는 M&A에 새로운 형태의 돌파구가 열리게 됐다.
대양이앤씨(대표 이준욱)와 진두네트워크(대표 하용호)의 합병은 진두네트워크 이사진이 이틀간의 진통 끝에 합병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난달 27일 대양이앤씨가 계열사인 대양창투를 통해 21%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양사간의 합병이 표면화됐다.
대양이앤씨는 이번 합병으로 정보기술(IT)산업 진출의 발판을 구축했으며 앞으로 1000억원을 투자해 2년 이내에 국내 10위권의 SI·NI업체로 부상할 계획이다.
어쨌든 이번 양사의 합병은 사실상 코스닥등록 기업간에 이뤄진 최초의 합병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얼마전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펙스는 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부담으로 합병이 취소됐으며 로커스와 코아텍의 결합도 기업대 개인의 성격이 짙다.
특히 대양이앤씨와 진두네트워크의 합병은 기업간 합병외에 또 다른 선례를 남겼다. 양사는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아 주식매수청구가를 시세가 아닌 본질가치로 산출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다.
진두네트워크와 대양이앤씨 합병비율은 1대 1.2035로 결정됐으며 주식매수청구가는 각각 2824원과 2346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대양이앤씨와 진두네트워크의 현 시세인 6850원과 9850원의 3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결국 시세보다 못한 주식매수청구가에 청구권을 행사할 주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합병이 기정사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식매수청구가를 본질적가치로 산정함으로써 합병에 따른 프리미엄을 보고 매입한 투자자의 거친 항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오후에 발표한 쓰리알(대표 장성익)과 재스컴(대표 김인형)의 공동경영체제도 실질적인 합병이라는 측면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된다.
쓰리알의 장성익 사장은 장내매수와 전환사채 등을 통해 재스컴의 지분을 18.49% 확보,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장성익 쓰리알 사장은 재스컴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두 회사를 통합 경영하기로 했다.
이는 주식매수청구권이라는 짐을 피해가면서 공동경영체제를 통해 합병과 같은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쓰리알의 대표이사가 개인적으로 재스컴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공동경영체제로 출범시켜 사실상 두 회사가 한 울타리 안에서 운영되는 셈이다. 특히 쓰리알의 대표이사가 지분을 확보한 방식이 현금이 아닌 자사주 보유지분을 담보로 한 차입이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인다.
양사도 이런 단계가 향후 합병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같은 주식시장에서 합병을 논하기에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 팀장은 『최근 벤처기업간 인수, 합병 필요성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주식매수청구권 등 제도적 문제도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에 새로운 방식이 적용됨에 따라 기업간 인수 합병이 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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