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으로 가는 e비즈니스>7회-日 편의점

일본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논의할 때 중요하게 언급되는 항목중의 하나가 편의점이다. 일본의 편의점은 단순히 생활용품을 구매하고 전기, 전화요금과 같은 공공요금을 납부하는 장소로서 뿐 아니라 인터넷 비즈니스의 물류 및 결제장소로서 각광받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 수는 대략 3만4000여개(99년말 집계)로 전국의 구석구석까지 영업망이 갖춰져 있다. 같은 시점의 우리나라 편의점 수는 2400개. 일본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요즘 일본의 편의점 업계는 정보통신 관련 기업의 성장에 힘입어 호조를 띠고 있다.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확고한 물류 및 결제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편의점 망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편의점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아이템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일본의 편의점 세븐일레븐 재팬(http://www.sej.co.jp)과 패밀리마트(http://www.family.co.jp)의 전략을 살펴본다.

일본 편의점 중 최고의 점포 수인 8203개를 보유하고 있는 세븐일레븐 재팬은 지난 6월부터 음악, 여행상품, 서적, 티켓판매를 하는 세븐드림닷컴(http://www.7dream.com)을 오픈했다. 또한 최근에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의료관련 헬스케어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1억2000 일본인구 중 60세 이상의 고령자 비율이 전체인구의 3분의 1이라는 점을 겨냥해 고령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뿐 아니라 음식배달, 물건구입, 대금수납 대행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편에서는 세븐일레븐 재팬의 모체인 이토요카당 은행과 제휴하여 결제서비스에 의한 수수료 수입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결제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재팬에서의 공공요금 납부 및 기존의 대금 수납서비스가 연 8000만건, 금액으론 6000억엔에 이르는 등 엄청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쇼핑 대금결제 서비스도 세븐일레븐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븐일레븐 재팬의 경영을 주시하고 있는 업체 중 하나가 패밀리마트다. 패밀리마트는 올해 가을까지 전국 5546개의 점포에 600억엔이라는 자금을 투입하여 멀티미디어 단말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단말기는 패밀리마트의 인터넷 사이트인 패미마닷컴(http://www.famima.com)과 연계된다. 고객들은 패미마닷컴에서 증권, 은행 업무는 물론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전국에 있는 점포에서 간단하게 결제하고 상품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편 패밀리마트는 최근 서클K 재팬, THREE-F, MINI Stop, SUNKUS 등 5개 편의점 체인과 도요타 자동차, NTT커뮤니케이션과 함께 「E플랫」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였다. 이 회사는 최신의 정보통신(IT), 전자상거래(EC) 기술을 응용, 범용적인 차세대 멀티미디어 단말기의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 운용할 계획이다. 편의점을 이용한 전자상거래 결제 및 수납의 시스템 통일화를 꾀해 약 1만3000개(패밀리마트:5546, 서클K 재팬:2588, SUNKUS:2593, THREE-F:584, MINI Stop:1387)의 점포를 활용, 일본 편의점의 표준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일본사회에서 편의점이란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한 후 귀가 시간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에서 주문한 물건을 찾을 수 있고 게다가 현금으로 계산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좋은 예이며 고객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장 일본다운 발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편의점 문화가 앞으로 일본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어떤 식으로 발전시켜 나갈지 흥미로운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장진영 young@icgist.com 인터넷컨설팅그룹(ICG)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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