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지털가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소니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소니의 전략은 단순히 하나의 제품만을 판매하기 위한 것이기보다는 소형메모리카드인 「메모리스틱」이라는 매체를 중심에 놓고 이를 매체로 TV에서부터 PC, 캠코더 등 디지털가전제품을 일괄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고차원의 영업전략을 전개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따라서 국내 소비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가전업체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소니 제품을 통해 미래형 디지털가전의 모든 것을 체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소니는 디지털캠코더, 디지털카메라, 전자액자, 휴대형 오디오 등을 한국에 투입한 데 이어 최근 노트북PC 바이오를 국내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11월 출시되는 노트북PC 바이오는 언뜻보면 단순히 소니가 한국의 노트북PC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비춰지지만 사실상 소니의 국내 디지털가전시장 공략 전략의 50% 완성을 의미한다는 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메모리스틱 슬롯이 탑재된 바이오는 다양한 가전제품에 사용할 디지털콘텐츠를 가장 잘 가공하고 활용하게 해주는 엔터테인먼트 개념의 제품으로 이미 소니가 국내시장에 투입해 놓은 디지털가전과 향후 투입할 제품을 효율적으로 연결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한번 메모리스틱을 채택한 소니 디지털기기와 연을 맺으면 자신이 구입한 제품을 100% 활용하기 위해 다른 제품도 메모리스틱을 활용할 수 있는 소니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삼성전자도 이미 몇년 전부터 소형메모리카드 규격인 스마트미디어를 매개로 하는 미래형 디지털가전 모델을 제시해 왔다. 현재 휴대형 MP3 등 이를 상정한 제품이 출시돼 있으나 어쩐 일인지 연계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데스크톱 PC 한 모델에 스마트미디어 슬롯을 달았으나 올해 갑자기 슬롯탑재 모델의 출시를 중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일단 슬롯탑재 PC의 출하를 중단시켰다』며 당분간 출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저력을 놓고 볼 때 시기가 조금 늦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국내 가전 3사가 있는 한 국내시장에서 소니의 운신 폭은 그다지 넓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니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디지털캠코더와 콘텐츠를 가공하는 바이오를 앞세워 이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안해 나감으로써 초기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디지털가전시장의 상당부분을 장악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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