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올바른 인터넷문화 정착을

디지털시대를 맞이해 각 구청마다 인터넷방을 마련, 주민들에게 인터넷을 통한 정보교류와 정보습득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또 이곳에서 외국으로 무료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해주는가 하면, e메일 송수신, 팩시밀리 이용 등이 가능해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한 구청 민원실 입구에 마련된 인터넷방을 몇주간 지켜본 결과, 여느 사설 PC방과 다를 바가 없었다. 평일에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잘 모르겠으나 토요일과 일요일의 경우 주 이용층은 초중고 남녀 학생들이었는데, 주로 이용하는 것이 게임오락사이트 및 연예인 보기, 그리고 채팅이었다.

물론 건전한 오락이나 게임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게임을 하고 있는 PC화면 한켠에 적혀 있는 문구들이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가득했다. 또 한쪽 구석에서 채팅을 하고 있는 여학생의 화면을 잠시 보았더니 「술이나 먹으러 가자, 춤부터 추러 가자」는 등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 큰 문제는 한번 게임이나 채팅에 몰입하면 PC를 떠날 줄 모른다는 것이다. 일요일 오전에 들러보면 토요일 오후에 왔던 그 애들이 또 앉아서 게임이나 채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간혹 구청 당직자가 게임을 하지 말라고 호통치는 모습을 볼 때도 있지만 막무가내다.

PC를 켜놓은 채 여기저기 다니며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 심심하면 PC앞에 앉아 게임을 하곤 하는 것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그 곳에서 죽치고 앉아 있는 것이다. 한사람이 30분 이상 하지 못한다고 안내를 해놨지만 그게 눈에 들어올 리 없다. 다른 이용자가 옆에 서서 30∼40분, 한시간을 기다려도 일어설 줄 모르는 애들이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 에러발생 메시지라도 화면에 뜨면 금방 마우스를 테이블에 꽝꽝 내리치는 아이도 있고 심한 아이는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랜선을 뽑아 자기 PC라인에 꽂는 등 한마디로 양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주민들의 정보화 수준을 한단계 높이고 정보교육 기회제공과 서비스차원에서 설치한 구청 인터넷방이 어린 청소년들의 공인된 게임장이나 채팅 장소로 변하고 있는 듯 해, 아쉽고 안타깝기만 하다.

이 모두 혈세로 마련된 것인 만큼 인터넷방이 시민들에 의해 올바로 사용될 수 있도록 지도 계몽과 홍보가 뒤따라야만 할 것이다. 어린 청소년들이 장시간 성인용 사이트에 들어가거나 채팅 등을 할 경우 수시로 순회해 가며 따끔한 질책을 가하고 퇴출시키는 것이 다른 선량한 아이들을 보호하고 건전한 인터넷 활용을 위한 바른 길이라 생각한다.

박동현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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