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폭락하면서 닷컴기업과 e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는 있지만 IT설비투자 확대, 기업간 협력 활성화 등이 갖춰지면 닷컴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3일 발표한 「닷컴기업의 위기와 해법」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전략적 IT화가 미흡해 IT산업이 발전하더라도 주변산업으로의 파급효과는 적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컴퓨터 및 사무용 기계」 「전자부품 및 통신장비」 부문의 전체 산업대비 설비투자비율은 98년 12.4%, 99년 19.5%로 계속 늘어나고는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아직 저조한 수준이다. 더구나 투자분야가 반도체·휴대전화 등 일부 제품 개발에 집중돼 있어 IT분야 전반의 인프라 수준이 미흡하고 제조업 자동화를 위한 생산시스템, 업무환경 개선 등의 투자는 99년 현재 4.2%에 불과한 실정이다.
닷컴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기업공개의 불투명성 역시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연구원은 실무경험이 부족한 닷컴기업들이 코스닥 활황기에 유입된 대규모 투자자금을 사치성 경비나 주식투자로 낭비하는 등 적절한 투자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연구원은 닷컴기업들이 기업공개시 수익전망을 제시하더라도 이를 분석하고 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일관된 정책 부재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정부·기업·학교 등 기관마다 지식산업과 관련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렇게 축적된 지식을 집약해 부가가치 창출로 연결시킬 정책수단이 없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G연구원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닷컴기업을 회생시킬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닷컴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제환경 마련 시급 = 산업 전반의 IT화와 가치사슬 연계가 시급하다. 즉 「기획 - 조달 - 생산 - 유통 - 판매 - AS」로 이어지는 기업의 전체 가치창출 프로세스를 인터넷과 IT기술을 이용해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창출과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업간 긴밀한 협력 = 전통기업과 닷컴기업 또는 닷컴기업간 협력을 통해 서로의 비교우위를 높일 수 있는 가상기업(virtual corporation)을 형성해야 한다. B2B 거래의 성공을 위해 생산자와 부품공급업체가 생산정보를 공유하거나 온라인업체와 오프라인업체가 배송·주문정을 협력하는 것 등이 좋은 예가 된다.
◇닷컴기업의 경영혁신과 정부의 정책 일관성 = 닷컴기업은 방만한 경영형태를 버리고 분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전문가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모듈화·섹션화된 사회의 필요성을 충족시킬 기업특화가 필요하다. 정부 또한 각 기업과 학교 등에 흩어져 있는 지식들을 집약해 새로운 가치로 연결시키고 IT인프라 등 공공부문에 대한 투자원칙을 보완해야 한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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