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은 보통 인쇄회로기판(PCB)이란 단어를 들으면 대덕전자와 코리아써키트·대덕GDS를 생각하게 된다.
이들 3개 업체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PCB업계의 대표주자로 일반인들에게 비교적 친숙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PCB산업의 발전을 견인해온 공로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PCB 전문업체의 선두주자인 대덕전자를 이끌고 있는 김정식 회장은 코리아써키트의 송동효 회장과 함께 우리나라 PCB산업을 태동 발전시킨 인물로 꼽히고 있다.
김정식 회장은 우리나라 전자부품 산업이 불모지와 다름없던 69년말(당시 대영전자 사장) 무역회사인 대덕산업을 인수해 대영전자내 한 모퉁이에서 PCB 제조설비를 들여와 자체 제작을 시작,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5, 6위의 PCB 생산대국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대영전자 사장을 거친 김 회장은 『새로 시작한 통신기기 사업이 한창 번창하던 60년대 중반 자체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부품인 PCB를 구입하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국내에선 자체설계해 제작하는 회사가 없었다』며 『전자산업에 PCB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구체화하고 있던 터에 69년 11월 한국정밀기기센터가 마련한 전자공업기술조사단의 일원으로 미국과 유럽지역을 돌아보면서 PCB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확신, 사업착수를 결심하게 됐다』고 술회한다.
72년 일본 우라하마전자와 합작으로 한국우라하마전자(대덕전자의 전신)를 설립한 김 회장은 모기업인 대덕산업(현 대덕GDS)의 사업호조를 기반으로 77년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던 한국우라하마전자의 일본측 지분을 인수, 독자경영에 들어갔다.
김 회장은 이 회사를 오늘날 연간 매출액 3500억원(2000년 예상) 규모의 기술력 중심 고부가 고다층 PCB전문 생산업체로 성장시키며 국내 PCB산업계의 거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덕전자와 함께 국내 PCB 전문업체의 쌍두마차로 평가되는 코리아써키트의 송동효 회장은 지난 72년 일본 히타치와 합작으로 코리아써키트를 설립, PCB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서울대 문리사범대 출신의 송 회장은 코리아써키트 설립 이후 국내 PCB산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으며 특히 92년에는 관련업계 최초로 해외(미국 LA)에 현지법인을 설립, 우리나라 PCB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코리아써키트는 송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PCB업체로는 드물게 분사제도를 통해 생산성 및 품질향상을 지속적으로 추진, 다른 업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금도 제품개발 및 해외마케팅의 작은 부문까지도 세심하고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 송 회장은 최근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단행, 오는 2010년까지 코리아써키트를 세계 20위권의 PCB전문업체로 육성·발전시킨다는 중장기 계획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덕 및 코리아써키트와 함께 우리나라 PCB업계의 1세대 업체로 오늘날 중견 PCB업체로 성장한 곳은 새한전자.
이 회사 윤영기 사장은 73년 일본의 중앙명판공업과 합작으로 한국중명을 설립, PCB사업을 시작한 이래 오직 PCB의 개발 및 생산에만 전념하며 연간 매출액 700억원(2000년 예상) 규모의 중견 PCB 전문업체인 새한전자를 일궈냈다.
전문경영인으로 우리나라 PCB업계의 종가 역할을 하고 있는 대덕전자의 김성기 사장과 대덕GDS의 유영훈 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대덕전자 김성기 사장은 서울대 상경대 출신으로 대덕전자의 사업계획 수립 및 추진을 총괄하고 있으며 대덕GDS의 유영훈 사장은 73년 대덕전자 입사를 시작으로 97년 대덕GDS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의 자리에 올라 국내 PCB업계의 주요 인물 자리를 지키고 있다.
PCB산업을 이야기할 경우 빼놓고 지나갈 수 없는 것이 PCB 원판으로 국내 최대
PCB 원판 생산업체는 두산전자BG를 들 수 있다.
이 회사 이정훈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75년 두산상사 뉴욕지사장과 84년 한국오크공업주식회사 이사, 88년 두산전자 상무이사, 91년 두산전자 전무이사를 거쳐 94년 두산전자BG 대표이사 사장의 자리에 올랐다.
국내 최대 PCB원판 생산업체인 두산전자BG의 이정훈 사장은 고급원판의 수입대체를 위해 신제품 개발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확대 및 글로벌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며 국내 PCB산업계에서 차지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국내 최대 동박생산업체인 일진소재산업의 허진규 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한평생 소재 산업에 종사, 일본 업체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PCB의 핵심소재인 동박 국산화에 성공해 국내 PCB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제1세대 PCB 전문업체에 이은 2세대 PCB업체를 이끌며 국내 PCB산업계에서 비중 있는 인물로 거론되는 사람은 코스모텍(구 청주전자) 전우창 사장과 엑큐리스(구 대방) 김경희 사장, 에스아이플렉스(구 세일물산) 원우연 사장 등을 들 수 있다.
코스모텍 전우창 사장은 충남대 물리학과를 졸업했으며 73년 삼성전기에 입사를 시작으로 92년 청주전자 이사를 거쳐 94년부터 이 회사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85년 설립된 코스모텍은 그동안 가전 및 산업용 PCB 생산에 주력해오다 지난 97년에 실버스루홀 PCB, 98년에 테플론 PCB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종합 PCB업체로 변신한 중견 PCB업체다.
지난해 종합 PCB업체로의 면모를 구축한 이 회사 전우창 사장은 다가오는 21세
기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종합 PCB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회사명을 청주전자에서 코스모텍으로 변경하고 사업구조 조정과 글로벌 전략을 강도높게 추진,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엑큐리스는 지난 94년 양면 인쇄회로기판 및 다층인쇄회로기판(MLB) 전문업체로 출발해 97년 공장을 현 위치인 경기도 안산시 성곡동 반월공단으로 이전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한 중견 PCB업체다.
이 회사 김경희 사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국내 전자·정보통신기기산업이 침체돼 내수 PCB시장이 크게 위축된 지난 98년 이동전화기 및 노트북컴퓨터에 장착하는 IVH(Interstitial Via Hole)기판사업에 과감히 도전, 유력 PCB업체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했다.
에스아이플렉스 원우연 사장은 삼성전기 출신으로 국내 처음으로 연성 PCB사업을 전개, 지금은 국내 최대의 연성 PCB 업체로 회사를 발전시켰다.
연성 PCB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에스아이플렉스 원우연 사장은 내실 경영에 특히 탁월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IMF시절에도 회사경영에 무리가 따르지 않아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신흥 PCB전문업체로 주목받고 있는 곳은 심텍과 동아정밀 등을 들 수 있다.
심텍 전세호 사장은 PCB업계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해외유학파 출신으로 90년대 중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반도체용 기판 전문업체를 선언, 성공적으로 사업을 정착시켰다. 전 사장은 당시만해도 반도체용 기판 전문업체가 사업적으로 성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 지금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인텔 등 세계 5대 반도체 업체와 모두 거래하며 이 분야에서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동아정밀 이성헌 사장은 골드본딩 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90년대 중반 PCB 사업에 신규 진출한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동아정밀은 후발업체로는 드믈게 기술력이 요구되는 통신기기용 빌드업 기판 사업에 주력, 사업안정화를 이룩하는 데 성공해 매출규모에 비해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로 평가되고 있다.
이 사장은 특히 사업초기 부도로 인해 부품업체들이 거래를 회피하던 맥슨전자에 빌드업 기판을 공급하는 결단을 내렸는데 이같은 결단이 결과적으로 동아정밀의 PCB사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CB산업과 관련, PCB장비의 개발 및 생산을 통해 국내 PCB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업체 가운데 관련업계에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는 업체는 SMC와 오티에스테크놀로지다.
SMC 이수재 사장은 PCB장비 가운데 습식장비 분야의 개발에 주력해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오티에스테크놀로지 안민혁 사장은 PCB핵심 장비인 노광기와 라미네이터의 국산화에 주력해 우리나라 PCB장비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안 사장은 국내 PCB장비 업체로는 드물게 해외전시회에 잇달아 참가하는 한편 적극적인 해외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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