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의 세계>(17)게임이란 무엇인가?

◆임헌조(anicca@chollian.net) 가이블 개발실장

경제적 규모와 문화적 충격 면에서 게임은 이제 더이상 아이들의 놀이로 치부될 수 없는 의미를 갖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게임에 대한 적절한 의미규정이나 이해가 선행되고 있지 않아 적잖은 논란과 시행착오가 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단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외국게임을 사다 파는 일에 열중하고 있는 대기업이나, 조급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외국 인기게임 베끼기에 급급한 게임제작회사나 모두 동일한 오류의 선상에서 헤매고 있다.

게임에 대한 고전적이고도 근시안적인 이해가 빚어낸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맞이하게 될, 아니 이미 시작된 문화지배시대의 문화식민지라는 어두운 귀결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이라도 문화산업, 게임산업이라는 기본 축을 중심으로 게임에 대한 올바른 개념규정과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 하겠다.

사실상 최근 게임산업의 중요성이 거론되기는 하나 그에 상응한 이론적인 측면에서의 게임에 대한 접근시도나 노력이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이의 결과로 위기는 커지지만 대안형성이 안되는 핵심의 부재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끌려가는 안타까운 실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게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이러한 선상에서 제기되고 연구되며 답해져야 하는 시대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게임에 대한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개념규정은 「인간생활 중 노동을 제외한 여가생활에서 편을 가르거나 특정한 규칙을 세워 경쟁을 도입함으로써 유희적 재미를 배가한 레크리에이션의 일종」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의미규정은 일반적으로 게임을 아이들의 놀이로 치부하거나 또는 노동·생산력과는 별개의 범주로 구별함으로써 여가의 활용을 통한 노동력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유의미성을 두지만 독자적으로 게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오히려 부정적 의미로 더 많이 사용했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생산도구로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게임의 도구로는 주로 생산·노동의 도구가 사용됐는데 시대에 따라서 변형된 형태를 갖추기도 하지만 게임을 통해 도구사용기술의 습득과 노동력의 확보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 게임은 단순유희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지만 컴퓨터의 등장과 함께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컴퓨터의 시대가 연 인터넷 기술혁신과 N세대의 등장이다.

인터넷의 출현은 그 자체로 새로운 문화적 충격임과 동시에 게임을 비롯한 기존 문화를 새롭게 바꿔놓는 일대 혁신이었다. 특히 인터넷과 조응해 시시각각 발전하는 컴퓨터 가상현실기술은 인터넷에 생명력을 부여하면서 게임의 새로운 단계를 열고 있다. 이제 게임은 더이상 「유희」가 아니다. 얼마 전까지 고가의 장비였던 시뮬레이션 기기는 이제 아이들의 컴퓨터를 통해서 게임으로 즐기는 도구가 됐다. 게임은 기술혁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사회전반의 주요한 속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게임이 주는 「재미」는 노동과 생활에서 발생하는 고통과 지루함을 상쇄하게 될 것이며 사람들이 그 동안 게임을 통해서 노는 것을 배웠다면 앞으로는 배우고 일하는 것을 게임처럼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몇 해 전 미국은 걸프전을 통해 전쟁을 게임처럼 치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스타크래프트류의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게임뿐만 아니라 교육·상업·정치 등도 게임성을 띠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최근 e커머스에서 g(game)커머스에 이르는 하나의 주요한 마케팅 기법은 게임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단면을 보여준다.

특히 초국적 인터넷을 기반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문화의 창조자이자 수용자인 N세대의 등장은 게임이 앞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인지 웅변하고 있다.

게임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것은 이제 컴퓨터 게임제작에 한정되거나 특정 유희로 한정해서 폄해서는 안된다. 이제 게임은 노동이나 생산력과 분리된 유희가 아닌 유력한 경쟁력의 핵심적인 요소(이의 근간이 되는 게임의 인터액션에 관한 성질은 다음 편에서 다루도록 하자)로서 전 사회적 영역에 결합해 들어가는 주요한 속성으로 정당하게 평가되고 대접받아야 한다.

게임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유력한 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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