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에 위치한 중견 섬유업체인 제원화섬(대표 정우영)은 지난해 말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내부 관리 효율화를 목표로 기존의 전산시스템을 폐기하고 새로운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8개월간에 걸쳐 추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경영컨설팅에서 최종 시스템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 제원화섬의 정보화사업은 종합경영정보시스템(TMIS)과 사무자동화의 필요성에 따라 1단계로 종합정보전산망을 구축한 것으로 향후 종합정보전산망의 확장과 종합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정보화 배경 = 종합정보전산망을 구축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제원화섬의 전산시스템은 단위 시스템간 업무 프로세스의 분리로 인해 자료통합이 어렵고 데이터도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 정보자료의 이중 입력으로 인해 사무생산성은 떨어지고 데이터 신뢰성 미흡에 따른 시스템 사용률 저하도 큰 고민거리였다.
특히 전산실 직원의 빈번한 이직과 정보시스템 공급업체의 도산 등으로 지속적인 시스템 유지보수 및 개발지원이 미흡해 회사의 꾸준한 성장과 주변 사업환경의 변화에 맞는 적절한 정보화 지원체계의 구축이 더욱 절실하게 됐다.
◇사업추진 과정 = 98년 7월 제원화섬은 정보화 마스터플랜을 서둘러 마련한다는 기본방침 아래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정보화 컨설팅 지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통합(SI)업체인 라이거시스템즈와 대학교수, 제원화섬 TFT 등으로 구성된 경영진단팀은 정보화를 위한 경영환경분석과 전반적인 업무파악을 통해 종합 정보화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9월부터 시스템 재개발을 위한 사용자 요구 분석과 기존 업무방식의 문제파악 및 전체 업무과정에 대한 재설계(BPR)작업에 착수했다. 또 99년 4월까지는 시스템 설계에 따른 프로그래밍과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의 설치, 단위업무별 시스템 테스트, 기초 데이터 입력 등 구체적인 시스템 개발작업을 진행했다.
이로써 제원화섬은 지난해 5월 전체 시스템에 대한 통합 테스트와 기존 데이터의 이전 및 교육 등 시스템 운용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치고 11월에는 제품관리 바코드시스템을 전사업장에 확대 적용함으로써 전체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시스템 구축방법 = 전체 시스템 구축을 맡은 라이거시스템즈는 구체적인 개발작업을 인사·급여관리시스템, 판매·수불시스템, 회계·원가관리시스템, 생산관리·바코드창고관리시스템 등 4가지로 나누어 수행했다.
먼저 프로젝트 개발자에 대해 최신 기술습득과 섬유업종 이해를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또 시스템 구축은 네트워크 공사와 하드웨어·네트워크 장비 설치 및 테스트 그리고 개발환경 구축 순으로 진행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다운사이징과 개방시스템의 구현을 위해 후지쯔 주전산기에서 PC 서버시스템으로 다운사이징을 실시했으며 분산형 컴퓨팅, 통신,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관한 광범위한 표준을 지원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상호 연동 가능하도록 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객체지향 방법론과 객체지향 개발도구 등을 적극 활용해 전체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관리 및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정보시스템 구축 효과 = 신정보시스템 구축으로 제원화섬은 과거 분산 처리하던 사업장간 통합정보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제공받을 수 있게 돼 경영자의 의사결정 지원에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채권이나 재고 관리 등 주요 경영요소의 미세한 관리는 물론이고 생산 및 영업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경영 및 제조 과정의 각종 문제를 즉시 파악해 대응할 수 있고 바코드를 이용한 제품 및 창고 관리로 정확한 자산관리도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담당자에게만 의존하던 회사 업무도 최적 시스템을 통해 완전 정형화됨으로써 상호 보완적인 크로스 체크 및 견제가 가능해졌다. 이는 허수 및 허위 보고의 방지 효과를 가져왔다. 이와 함께 단위업무간 자료 공유를 통한 중복업무 최소화는 물론이고 대기업과의 업무관계에 따른 예외적인 상황처리 문제도 해결됐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제원화섬 현황★
82년에 설립된 제원화섬은 화학섬유 신소재를 주로 개발하는 섬유 제조 및 임가공 업체다.
가연·사이징·제직 등 섬유가공에 대한 수직계열화 공정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415억원 수준으로 섬유 품질 고급화를 통한 수출 증대에 매진중이다.
철탑산업훈장과 함께 세계 일류 중소기업으로도 선정된 바 있는 이 회사는 현재 제원·산동·신원의 3개 사업장으로 분산 운영되고 전체 종업원은 300명에 이른다.
★인터뷰:제원화섬 정우영 사장
제원화섬 정우영 사장은 『과거 매일 회의를 하던 것을 신정보시스템을 구축한 후에는 한달에 1, 2회만 해도 될 정도로 자료 자체의 신빙성에 확신을 갖게 됐으며 특히 바코드로 하루 출고되는 자산관리와 재고관리도 가능하게 됐다』며 이번 정보시스템 도입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 사장은 섬유개발연구원의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지난해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신지식인으로 뽑힐 만큼 첨단 신기술의 도입과 정보화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신경영정보시스템 성공결과를 다른 동종업체에 알리는 선봉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도 다름아닌 정 사장이다.
이미 제원화섬은 국내 중견 섬유업계에서 첨단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한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질적인 측면에서도 하루 매출이 1억3000만원 규모인 제원화섬은 이번 신정보시스템을 도입하면서 100여 주요 거래처의 여신상황을 실시간 체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전의 월말 정산체제를 하루 정산체제로 바꾸는 등 성공적인 정보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회사 전체 생산성 및 품질이 3% 이상 향상됐으며 이로 인한 금전적인 이득 및 기술력 제고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그동안 제원화섬은 섬유가공 신기술 도입의 첨병역할을 해왔으며 실제로도 차별화된 원사가공 기술력으로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주로 생산해 왔듯이 정보화 부문에서도 결코 뒤질 수 없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제원화섬은 올해 검단관리 및 제직 바코드시스템도 구축하고 웹 서버 및 종합 그룹웨어 시스템 도입까지 검토하는 등 회사 정보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인터뷰:라이거시스템즈 안진수 과장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라이거시스템즈 영남지사 안진수 과장은 『엔지니어 입장에서 제원화섬은 정보화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중소 섬유업체를 대상으로 그간 쌓아온 전산 노하우를 실제 적용하고 이를 상품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으며 중소 섬유업체의 업무 프로세서와 현실적인 정보화 장애요인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내 중소 섬유업체들은 조직 위주가 아닌 담당자 능력 위주의 유동적인 업무분장으로 인해 전체 업무 프로세스가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고 자재(원사)관리, 제공관리, 재고관리 업무 등 부문별 정보화도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주요 거래처인 대기업들은 자체 거래 관행만을 요구함으로써 중소업체의 정보시스템은 예외적인 사항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게 안 과장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안 과장은 이번 제원화섬 정보시스템을 다양한 플랫폼에서 상호 연동될 수 있도록 광범위한 표준을 지원하고 분산처리 방식인 클라이언트 서버 구조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의 공유·전송·탐색이 자유롭도록 했다.
이러한 제원화섬의 정보시스템 구축 결과는 국내 섬유업계 전체에 소문으로 퍼지면서 다른 유사업체들로부터의 정보시스템 구축 문의도 최근 잇따르고 있다는 게 안 과장의 귀띔이다. 이에 따라 라이거시스템즈는 섬유의 원사·가공에서부터 제직·염색에 이르는 통합 섬유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도 개발,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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