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위기 탈출 수익 모델 찾아라>2회-시너지 사업 구상

최근 모든 경기지표가 하향세를 유지하고 있다. 꼬인 매듭처럼 쉽게 풀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닷컴기업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IMF 난국에서 벗어나는 견인차 역할을 한 닷컴기업이 「찬밥신세」가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의 핵심인 수익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래기업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닷컴기업이 하루아침에 「빈 껍데기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섣부른 판단이 우선한다. 기대에 대한 조급증이 벤처경기 악화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확한 기업가치평가에 앞서 「붐」만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초기 투자자들의 경우 뭉칫돈을 들고 「인터넷」만을 찾아다니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른바 「묻지마 투자자」들이다.

◇외면하는 투자자 = 닷컴기업 자금경색은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데서 시작됐다. 올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들어 벤처투자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수익모델론의 재부상과 닷컴위기설이 주 원인이다. 일부 업체는 자금고갈로 고사상태에 있는가 하면 일부 문을 닫는 업체도 있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기업 M&A가 생존모델로 부상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닷컴기업에 대한 벤처투자는 활발했으나 하반기들어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오프라인에서의 악재들이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미래경제의 대표격인 인터넷에 대한 투자감소는 현실적인 수익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수익증가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인터넷 외적인 부분에서 발생하는 매출로 순수 인터넷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투자회수의 불분명성으로 증폭돼 투자기피현상으로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인터넷 기업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구조적 악순환 = 벤처기업의 자본조달은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은행 차입금을 기대하기 어려운 벤처기업으로선 투자와 함께 매출을 통한 이득이 자본조달의 큰 축을 이룬다. 매출을 통해 이익이 발생하고 다시 이익을 투자로 전환하는 경우가 최상의 모델이지만 아직 매출을 기대하기 힘든 벤처기업에 수익으로 재투자를 기대한다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을 통한 자본조달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코스닥 시장은 개장기준 100선이 무너지고 80선마저 붕괴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편으로 투자자 스스로 만들어낸 작품(?)이기도 하다. 수익이 없으니 자본조달을 주식시장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고개돌린 투자자들로 주식시장은 더욱 압박을 받게 되고 여기서도 자본조달에 실패한 기업은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당장의 수익을 찾는 조급함이 벤처기업계 전체를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생존모델을 찾아라 = 인터넷기업들이 앞다퉈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콘텐츠 위주의 기업들은 유료화를 추진하고 상거래 사이트들은 수익구조 개선에 나섰다. 수익모델이 두드러지지 않은 기업은 M&A를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 등록을 포기한 채 기업팔기에 나선 업체도 있다.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면서 생겨난 기업들의 수익성 확보 전략이다.

당장 닷컴기업의 생존은 현상유지다. 아직 기반이 잡히지 않은 토양에서 급하게 서두른 수익은 역효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현상유지조차 힘든 자금압박을 겪고 있다. 따라서 창업 역시 당장 수익이 가능한 아이템으로 몰린다. 인터넷 산업의 고른 성장이 저해될 우려마저 있다.

닷컴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믿고 투자하는 투자자와 현실적인 수익모델이 필요하다. 책상에서 그려진 사업계획보다는 현재 이뤄지고 있고 갈수록 시장확대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인터넷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는 상황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는 것이 절실하다. 현재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더 큰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비전이 곧 생존모델이라는 사실을 빨리 인식해야 한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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