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박호군)이 법원의 결정으로 효력이 정지된 정년 규정을 적용해 해외 유치 과학자들인 4명의 책임연구원들을 강제 퇴직시킨 것과 관련, 법원이 퇴직당한 이윤용 박사 등 2명이 KIST를 상대로 낸 직원지위보전가처분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지방법원 제50민사부(재판장 강병섭)는 지난 15일자로 정년단축으로 강제 퇴직당한 이윤용 박사 등 2명의 책임연구원들이 『법원의 결정으로 효력이 정지된 정년규정을 적용해 정년 퇴직시키는 것은 불법』이라며 KIST를 상대로 제기한 직원직위보전가처분신청 및 해고처분무효소송과 관련, 직위보전가처분신청을 이유있다고 받아들였다.
KIST가 지난해 9월 박사급 연구원들인 책임연구원의 정년을 65세에서 61세로 낮추는 인사규정을 개정하자 박사급 연구원 183명이 이에 맞서 10월 「정년규정의 단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고, 동의절차가 위법하다」는 이유를 들어 서울지법에 변경취업규칙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했으며 서울지방법원은 이를 「이유있다」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KIST측은 무려 6개월 후인 지난 6월 23일 변경취업규칙효력정지가처분결정에 대해 이의신청과 함께 6월 30일자로 만61세의 정년규정을 적용, 해외 유치 과학자인 이윤용 박사 등 4명의 책임연구원들을 퇴직시켰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박사급 연구원들이 제기한 변경취업규칙효력정지가처분결정은 본안소송의 판결까지 유효하게 돼 책임연구원의 정년은 종전 규정인 65세를 적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KIST 박사급 연구원들의 모임인 연구발전협의회(회장 김광웅)는 『KIST가 지난해 말에 법원의 결정으로 정년하향규정의 효력정지가처분신청 이후 만61세를 초과한 책임연구원들에게는 연구비를 배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연구과제에 참여조차 배제시키는 등 연구능력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일거리 자체를 부여하지 않은 채 자진퇴직을 유도해 오다가 민사소송에서 법원결정의 불이행에 따른 처벌조항이 없다는 점을 들어 법원의 가처분결정으로 효력이 정지된 정년규정을 적용해 책임연구원들을 강제 퇴직시켰다』고 주장했다. 연구발전협의회는 또 『법을 가장 잘 준수해야 할 기관이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면서 과학자들을 불법적으로 압박하고 급기야는 부당 해고하는 행위를 공공연히 하는 것은 법질서에 대한 도전행위로 즉각 중지돼야 하며 불법행위를 저지른 책임자는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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