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위기 탈출 수익모델 찾아라>1회-프롤로그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기업은 돈이 돌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제2의 IMF가 올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도 나돈다. 벤처 대란설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대란설의 중심에는 인터넷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닷컴기업에 수익모델은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일부 닷컴기업은 수익창출을 위해 그동안 고수해 왔던 비즈니스모델까지 바꿀 정도다. 단순한 비즈니스모델 변경에 그치지 않는다. 전사적인 차원에서의 모든 생존전략이 포함된다.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인터넷기업의 수익구조 재편 현황과 전망을 7회에 걸쳐 집중 소개한다. 편집자◆

국내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는 싸이월드는 지난 22일 이례적으로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프로그램임대(ASP)사업 시작을 선언했다. ASP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한 사업다각화가 아닌 커뮤니티 서비스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수익구조를 만들어라.」 닷컴기업에 떨어진 특명이다. 수익모델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주요 인터넷업체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주식시장이 급락을 거듭하면서 인터넷기업은 수익모델 개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대 과제로 판단, 생존권 차원에서 수익구조 개선 작업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총론수준에서 논의됐던 수익창출 방안이 하나둘 구체화되고 있다. 사업다각화 정도가 아니라 그동안 추진했던 비즈니스모델을 과감하게 바꾸는 기업까지 있다. 돈 되는 콘텐츠 확보에서 프로그램 임대 사업 진출, 해외자본 유치, 오프라인과 제휴, 인수합병을 통한 덩치 키우기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업체의 주 수입원은 배너광고였다. 하지만 경기가 불안해지면서 인터넷 광고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당초 올 해 예상했던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2200억원 정도.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1000억원 안팎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심마니의 인터넷 광고수입은 월 4억원 정도로 지난 6개월간 변함이 없다. 심마니가 보는 앞으로의 전망치도 어둡기만 하다. 이같은 상황은 다른 인터넷기업도 마찬가지다.

날개없이 추락하는 주가도 인터넷기업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지속적인 매출원은 아니지만 기업의 미래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생존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어떻게 인터넷으로 돈을 벌 것인가」라는 질문은 인터넷기업의 숨통을 죄고 있다.

인터넷기업의 수익구조 재편작업이 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떠오르는 수익모델은 역시 「인터넷 =무료」라는 등식을 깨는 콘텐츠와 회원 유료화다.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각종 서비스를 유료로 과감히 전환하고 있다. 가장 수익성 있는 콘텐츠로 떠오르는 분야는 교육·성인물·증권·엔터테인먼트 등이다.

ASP사업이나 솔루션 판매사업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콘텐츠 위주의 서비스를 펼쳐온 업체들은 웹메일이나 검색서비스 등 ASP시장에 진출, 수익구조 다양화를 모색 중이다. 다음·네이버·네띠앙·라이코스 등 주요 포털서비스업체는 이미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그동안 갖고 있던 솔루션을 임대하거나 판매하고 있다. 다음은 웹메일 솔루션을, 네이버는 검색엔진을, 라이코스는 웹오피스 프로그램을 직접 판매하거나 임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들 업체는 쇼핑몰과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분야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인터넷사업을 추진했던 드림라인이나 한국통신·하나로통신·두루넷 등 초고속통신망업체도 풍부한 자금력를 이용, 드림엑스·코리아닷컴 등 메가 포털사이트를 잇따라 구축하고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도 저도 여의치 않은 닷컴기업은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아예 외국에 본사를 두거나 오프라인업체와 제휴, 비즈니스모델을 바꾸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와 하늘사랑과 같이 덩치를 키워 시너지는 물론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인수합병 작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심마니 손승현 사장은 『시장이 점차 조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인터넷기업에 수익모델은 선택이 아닌 생존 그 자체가 됐다』며 『단순히 수익성있는 비즈니스모델 개발에서 점차 기업을 수익구조로 재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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